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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유혹한 '다단계'…걸려든 이유는?

<8뉴스>

<앵커>

한창 꿈 많을 이 젊은이들이 다단계로 내몰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등록금 때문에, 일자리가 필요해서. 결국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병들을 다단계 업체들이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대책없이 다단계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는 88만원 세대들을 현장 줌 인에서 문준모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새벽 6시, 서울 송파구의 한 빌딩 안으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몰려 들어갑니다.

지하 1층에는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바쁘게 움직입니다.

이곳은 다단계 판매원들이 모여 교육을 받는 사업장으로 매일 300명 정도가 오갑니다.

경찰에 따르면 송파구에 있는 다단계 업체는 600여 곳,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약 5000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밤 11시에 잠이 들 때까지 철저한 감시 속에서 교육과 전화영업을 쉴 틈 없이 반복합니다.

[박모 씨/다단계 피해자 : 화장실을 간다든지 했을 때 사람이 두세 명씩은 계속 붙어요. 개인행동 같은 것도 없는 거고, 자유로운 게 없는 거예요.]

23살 박모 씨는 제대 후 대학 복학을 앞뒀을 때 등록금 5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동창의 말을 믿고 따라갔지만 돌아온 건 등록금보다 더 많은 빚이었습니다.

제품구입비 명목으로 내는 800만원이 수중에 없어, 회사에서 알선해준 고리 대출을 받았던 겁니다.

[박모 씨/다단계 피해자 : 등록금 (부담), 덜어 드리려고 갔던 건데 결국에 는 빚만 떠안게 되고…. 내년에 복학을 할 수 있을 지 없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것 때문에.]

21살 김모 씨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다 사업자금으로 쓸 목돈을 쉽게 마련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았다며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김모 씨/다단계 피해자 : 앞으로 이런 일 저런 일 하려고 하면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냐. 그럼 돈 되는 일을 해야지, 왜 그런 일을 하고 있냐는 식으로 밑밥을 던지더라고요.] 

[이병훈/중앙대 교수 :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그런 여건 속에서 청년들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라는 그런 유혹에 빠져서 이와 같이 거마대학생, 다단계 판매에 참여하게 되는 것 아닐까.]

등록금을 벌기 위해, 혹은 일확천금을 쫓아 다단계 사업장에 모여든 젊은이들은 우리 사회가 낳은 88만원 세대의 어두운 단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설민환,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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