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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왕 지갑에서 나온 질서 지속될까

사우디, 국왕 지갑에서 나온 질서 지속될까

올해 초부터 중동에서 민주화 시위 바람이 사막의 열풍보다 뜨겁게 불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중동 국가를 휩쓸고 갔던 민주화 열풍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었던 원인으로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의 두툼한 지갑 때문이라고 9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압둘라 국왕은 중동에서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민주화 사태가 발생하고 튀니지, 이집트 등 인근 국가의 지도자들이 권좌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보고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두 달치 월급을 추가로 지급했고 저소득층에 50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700억 달러를 썼다. 종교단체를 위해서는 2억 달러를 할당했다.

임금 인상, 주택 건설, 종교 단체에 대한 금융 지원 등을 위해 모두 1천300억 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압둘라 국왕의 자금 사정도 넉넉하다. 지난해 석유를 팔아 얻은 수익금만 2천140억 달러가 넘는다.

여기에 동맹국인 미국의 지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도록 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미국은 다른 중동 국가에는 민주적 개혁을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단기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전적 회유책이 효과를 보고 있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돈으로 여론을 무마하려는 전략은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왕족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

압둘라 국왕의 동생인 탈랄 빈 압둘 아지즈 왕자는 "문제는 일부 지도자들이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역사의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랍의 최대 갑부 중 한명인 알왈리 빈 탈랄 왕자도 "지도자들은 권력과 돈과 명성을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이것은 근시안적 견해"라면서도 "그들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 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는 변화의 요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다.

2009년 이후 계속 미뤄졌다가 오는 9월 200곳이 넘는 지방에서 시행될 지방 의회 선거에서 변화의 요구가 나타날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방 의회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고 구성원의 절반이 임명돼 허울뿐인 민주주의로 여겨지지만, 사우디 젊은 층 사이에서 이번 선거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의회에 젊은 지도자들을 진출시키자는 운동이 발생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 블로거인 파우아드 알-파르한(Fouad al-Farhan)은 공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변화의 근원 뿌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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