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칠곡 미군기지에 묻혔던 고엽제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규정대로 미국 본토로 되가져갔을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먼 바다에서 소각한 뒤 물 속으로 버렸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미군 규정에 따르면 고엽제같은 맹독성 화학물질은 본토로 되가져가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왜관 캠프 캐롤 기지에서 퍼낸 오염 물질이 어디에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본토로 가져가지 않고 해상에서 폐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군은 베트남전에서 쓰고남은 고엽제를 70년대 중반 바다에서 소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한광용/환경학 박사·녹색연합 자문위원 : 고엽제를 바다에 투기하고, 아니면 태평양 섬에서 태우고, 태워서는 안되는 물질을 태우고 그랬거든요.]
미군 기지밖의 우리 땅에 다시 묻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측 협조없이 거대한 구덩이를 파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 측은 스스로 밝힌 2004년 캠프캐럴 다이옥신 검출 사실을 우리 정부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소파, 즉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에 통보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군 측이 신속하게 공동조사단을 꾸리고 있지만 고엽제 매립과 처분을 둘러싼 진상을 밝히기 위해 미군 측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