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일은 내일을 모른다'는 말이 있죠!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추문 소식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칸 총재가 미국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처음 봤을 때는 "어떻게 그런 국제 금융계의 거물이 그럴 수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으로 믿기지가 않더군요.
칸 총재의 성추문 뉴스는 이미 다들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만, 간략하게 요약해드리면 이렇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4일 오후 1시쯤, 칸 총재는 자신이 묵었던 미국 뉴욕의 '소피텔' 호텔의 방 안에서 청소를 하러 들어온 30대 흑인 여직원을 두 차례나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 여성은 방에서 도망쳐나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3시간 45분쯤 뒤인 오후 4시 45분에 뉴욕 국제공항에서 이륙하려던 파리행 비행기 1등석에 앉아 있던 칸 총재를 체포했습니다. 칸 총재는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다급하게 호텔방을 나서면서 휴대 전화기와 일부 소지품까지 방안에 놓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칸 총재의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한 뉴욕 소피텔 호텔>
칸 총재는 체포된 뒤 뉴욕경찰서 구치소에 구금됐고, 뉴욕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유전자 검사영장을 발부 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칸 총재는 자신의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한 채 유명 변호사를 고용했으며, 조만간 IMF 총재직을 사임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까지가 칸 총재의 성추문 사건에 대한 대략적인 개요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갖가지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칸 총재가 야당인 사회당의 후보자로 유력했다는 점에서 음모론이 더욱 힘을 받는 듯 합니다. 칸 총재는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부동의 1위를 달려왔고, 다음달 사회당 대선후보 경선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예정이었습니다.
음모론들 가운데 몇가지를 보면 이렇습니다. 우선은 사건이 발생한 호텔이 프랑스 자본이 소유한 '소피텔' 호텔이라는 점입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칸 총재를 호텔로 유인했고, 함정을 파놓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칸 총재는 13일부터 소피텔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로서는 칸 총재가 왜 '소피텔' 호텔에서 숙박했는지 분명한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칸 총재가 투숙한 호텔방 숙박료는 하룻밤에 3천 달러(320만 원)! IMF 본부가 워싱턴 D.C.에 있다는 점,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15일 독일에서 메르켈 총리와 만나기로 예정돼있던 칸 총재가 굳이 뉴욕의 고급 호텔에 투숙한 이유가 의문점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IMF 총재' 정도 되는 사람이, 대낮에 멀쩡한 정신으로 호텔방에 청소하러 들어온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문이 갑니다. 개인적 추정입니다만, 칸 총재는 청소하러 들어온 여직원을 누군가 '성접대'를 위해 보낸 여성으로 착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성관계를 가지려 했던 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칸 총재는 지난 2008년에도 IMF의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을 정도로 평소 여자문제에 약점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요, 이런 점 등을 종합해볼 때 누군가 칸 총재의 미국 일정을 알고 덫을 놓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일각에서는 프랑스의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의 한 청년 당원이 15일 새벽 언론보도에 앞서 트위터로 칸 총재 체포를 처음 알렸다는 점에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한편에서는 프랑스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IMF에 타격을 입히려는 국제적인 음모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음모론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성폭행 미수 사건으로 칸 총재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 언론들도 "칸 총재가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없게 됐다면서,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칸 총재가 성추문으로 낙마하게 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프랑스 정치권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칸 총재 낙마로 인해 반사이익을 거두게 될 정치인들에 대한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지지율 20%까지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는 것입니다.
<사르코지 대통령>
칸 총재에게 밀렸던 사회당 내 다른 대선주자들-오브리 대표와 올랑드 전 대표, 루아얄 전 대표-에게도 차기 대통령을 꿈꿀 수 있는 반전의 기회가 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이시간, 칸 총재의 성추문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스트로스-칸 총재 부부>
아마도 칸 총재의 부인인 '안느 생클레르'일 것입니다. 생클레르는 사건이 보도된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남편의 무죄를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생클레르는 칸 총재의 세번째 부인인데, 2008년 칸 총재와 IMF 부하 여직원과의 스캔들이 터졌을 때도 남편의 잘못을 용서해줬었다고 합니다.
칸 총재가 국제적인 금융 거물이자, 유력한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당분간 세계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특히 음모론과 관련해, 칸 총재가 왜 뉴욕 호텔에서 투숙했는지에 대해서도 향후 경찰 수사 결과를 두고봐야할 대목입니다.
칸 총재의 성추문 사건을 보면서 다시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 일은 내일을 모른다. 늘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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