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오리온 그룹이 회삿돈으로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고급 외제차량을 리스해 오너 일가와 그룹 고위임원의 개인용도로 써온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의 차량 중에는 수입가 8억원대를 호가한 것으로 알려진 '포르쉐 카레라 GT'와 3억원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이 포함돼 있어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동안 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해 그룹 회장의 쌈짓돈으로 전용하는 사례는 심심찮게 적발됐지만 급여·생활비·세금 등 '경비성 용도'로 쓴 사례가 많았다.
한 대기업은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해마다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총수 일가가 생활비로 나눠쓰고 세금 등 개인 경비로 썼다가 검찰의 칼날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오리온그룹의 경우에는 '고급 외제차 리스 계열사별 할당→오너 일가 사용'이라는 도식으로 회사에 비용을 전가시켜온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12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에 따르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모씨는 각 계열사에 법인자금으로 외제 고급 차량을 매입하거나 리스하게 해 이 차량을 오너 일가 등이 개인 용도로 쓰게 했다.
조씨의 지시를 받은 그룹의 위장 계열사 I사는 2002년 10월부터 2006년 5월까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2인승 스포츠카, '포르쉐 카이엔', '벤츠 CL500' 등 외제 차량을 리스, 이를 그룹 사주인 담철곤 회장과 계열사 김모 대표 등에게 제공했다.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는 포르쉐, 페라리와 함께 슈퍼카의 대명사 중 하나로 손꼽히며, 그 중 I사가 리스했다는 '가야르도'는 500마력 엔진에 시속 309㎞의 최고속도를 자랑한다.
2007년 판매가를 기준으로 3억400만∼3억6천여만원에 달하는 고급 차량으로 웬만한 아파트 1채 값과 맞먹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포르쉐 카이엔'의 가격도 2006년 당시 최고 2억원 가까이 달했다.
담 회장은 I사로부터 이런 차량을 공짜로 제공받아 자녀 통학용으로 썼다.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5억7천여만원의 비용은 모두 I사가 냈다.
조 사장도 2004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I사가 법인자금으로 빌린 고급 외제 스포츠카 3대를 돈 한 푼 안 내고 개인 용도로 타고 다녔다.
조씨가 탄 스포츠카 중 '포르쉐 카레라 GT'는 '포르쉐' 마니아 사이에서 전설적인 차종으로 통하는 초호화 2인승 슈퍼카다.
지난 2004년 하반기 당시 국내에 상륙할 때 수입차 중 최고가인 8억8천만원대를 기록했다.
조씨는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합계 13억9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I사에 입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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