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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유족 4 ·19 사죄 좌절 그 후

이승만 유족 4 ·19 사죄 좌절 그 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가 4ㆍ19 혁명 51주년을 맞아 희생자와 유족을 상대로 첫 화해를 시도했으나 희생자 단체 측의 강한 거부로 결국 무산됐다.

이 박사 측은 "진심으로 사과하려 했다"며 아쉽다는 입장이지만, 민주혁명회 등 4ㆍ19 관련 단체는 "너무 갑작스럽고 이승만 동상 건립 등과 연관된 의도라는 의심도 든다"며 경계를 풀지 않아 화해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박사가 이사로 있는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가 4ㆍ19 단체 측과 계속 접촉할 의지를 보였고, 단체들도 "분위기가 조성되면 화해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상황 전개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인수 "이승만의 4ㆍ19 평가 알려져야" = 이인수 박사는 "이 전 대통령이 4ㆍ19를 높게 평가했음을 아는 이는 미국에서 그분 말년을 지킨 나밖에 없다"며 "내가 죽기 전 희생자와 유족에게 이 사실을 꼭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4ㆍ19 혁명 당시 부정선거에 항거한 학생들을 두고 "참 장하다. 불의를 보고 일어나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라고 치하했을 정도로 4ㆍ19에 큰 의미를 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박사는 이 전 대통령이 당시 3ㆍ15 부정선거를 주도한 이들에 대해 '불한당'이라는 표현을 썼으며 "내가 세운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런 부정선거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4ㆍ19 묘역에서 자신에게 항의한 희생자와 유족에 대해 "개별적으로라도 미리 만나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미숙한 점이 있었다"면서 "감정의 골이 아직 깊음을 실감했지만 그분들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부터 생각했던 일이므로 '별안간 나타나서 사죄하려 한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면서 "논란이 된 광화문 동상 건립 문제도 우리의 희망사항일 뿐이고 이번 사과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박사는 "지금 집필 중인 내 자서전에서 이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 등을 구체적으로 조명하면서 그분이 4ㆍ19와 희생자들을 진정 높이 평가했음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도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정기 세미나에 4ㆍ19 단체 인사를 초청하는 등 희생자ㆍ유족과 접촉을 늘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4ㆍ19 단체 "시간 필요..분위기 조성해야" = 4ㆍ19 관련 단체들은 "진짜 의도를 모르겠다"며 여전히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면서도 시간을 두고 분위기가 조성되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화해할 의사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기택 4ㆍ19 혁명공로자회 회장은 "50년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과를 이렇게 서두를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화해라는 것도 이렇게 아무 때나 일방적으로 하자고 해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50년이나 지난 이 문제로 시끄러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상대방과 역사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고 서로 논의하면서 화해를 이룰 지혜로운 길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상이나 기념관 건립 등과 관련해 부정적 설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4ㆍ19 단체 회원과 각계 저명인사들과 의견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경섭 4ㆍ19 민주혁명회 회장은 "4ㆍ19는 전 국민이 참여한 사건인 만큼 4ㆍ19 단체가 아니라 국민을 이해시켜야 하는 문제"라며 "공청회를 거쳐 분위기가 조성됐을 때 국민에게 공식 사과한다면 그 자리에 참석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만의 하나 동상 건립 예산을 따려는 사전 정지작업 의도라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국민 공감대를 얻어낼 때 비로소 참된 사과와 화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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