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력제'는 남성들의 공통된 관심사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옛부터 몸에 좋은 '정력제'라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오죽했으면 해외에 보신관광을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남성들의 '정력제 맹신'은 신드롬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개, 사슴, 개, 뱀, 미꾸라지, 자라 등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만큼 별별 동물의 부위와 고기가 정력제로 불려져 왔습니다. 이 가운데 물개의 경우, 수컷 한 마리가 암컷 수십 마리를 거느리고 산다는 이유 때문에 최고의 정력제로 꼽혀왔습니다.
코뿔소 역시 마찬가집니다. 특히 위로 치솟은 코뿔소의 뿔 모양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먼 옛날부터 정력제의 상징이 돼왔습니다.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시죠.
아프리카에서 밀렵꾼들이 코뿔소를 죽인 뒤 뿔만 잘라간 모습입니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죄없이 죽은 코뿔소가 가엾다는 생각과 함께 인간이 가진 추악한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의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오늘 들어온 외신들 가운데 코뿔소와 관련된 소식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코뿔소들이 최근들어 다시 밀렵 위기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지난 3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8백 마리 이상의 코뿔소가 뿔을 노린 밀렵꾼들에게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코뿔소의 뿔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정력제와 귀한 전통 약제로 값비싸게 팔리는데다, 그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최근 들어서는 범죄 조직까지 참여해 조직적으로 밀렵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코뿔소의 90% 정도가 서식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만 333마리의 코뿔소가 밀렵에 희생됐으며, 올들어서는 70마리가 밀렵꾼이 쏜 총에 맞아 희생됐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코뿔소 개체 수는 그동안 각 나라 정부와 국제 환경보호단체들의 노력으로 흰 코뿔소와 검은 코뿔소를 합해서 2만5천 마리쯤 되는데, 조직적 밀렵행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에는 코뿔소의 개체 수가 다시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인터넷 자료를 찾아봤더니, 코뿔소의 뿔은 각질화한 섬유가 모인 것으로 사람의 손톱이나 머리칼의 구성 성분과 같은 '케라틴 단백질'로 이뤄져서 특별한 약효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문제는 다른 정력제들도 마찬가집니다만, 코뿔소의 뿔에 대해서도에 그동안 숱하게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발표가 나왔자만, 남성들의 심리적 요인 때문인지 은밀하게 뿔을 찾는 수요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신을 보니 코뿔소의 뿔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도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돈을 노린 범죄조직까지 밀렵에 손을 뻗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제 주위에서 코뿔소 뿔을 먹어봤다는 사람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코뿔소 뿔을 찾는 대다수 사람들은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다른 아시아 나라 사람들일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참고로 남성의 정력과 관련해서 공통된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 어떤 보약보다도, 균형있는 식사와 금연, 절제된 음주, 규칙적 운동, 그리고 정신적 안정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것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제목의 책이 갑자기 떠오릅니다만, 코뿔소가 어리석은 인간의 욕망 때문에 희생되는 일이 그만 그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비단 코뿔소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동안 내가 가진 욕망 때문에 상처를 준 사람은 없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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