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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안전불감증?…비상발령 안하는 것도 검토

사고 알루미늄통 점검 전혀 안해…설계도 이전 것과 달라

원자력연 안전불감증?…비상발령 안하는 것도 검토
방사선 누출사고로 사상 첫 백색비상을 발령한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당초 비상을 발령하지 않는 것을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원자력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발생 후 관련 책임자들이 모두 소집된 20일 오후 2시 10분께부터 비상발령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논의 과정에서 '방사선이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없는 상황에 굳이 백색비상을 발령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개진돼 검토됐다.

관련 지침에는 방사선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상황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비상을 발령토록 규정돼 있다.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연은 20분 가량의 논의를 거쳐서야 백색비상 발령을 결정했으며 그것도 '규정을 어겨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규정이 없었다면 비상을 발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하재주 연구로이용개발본부장은 "핵연료가 녹았을 경우 등 기체나 액체에 의한 방사선으로 방사선 준위가 높아진 경우가 아니어서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 했기 때문에 비상발령 여부를 고민했던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지침서에 규정된 상황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된 알루미늄 통 고정부위에 대한 점검도 설치 이후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알루미늄 통은 2008년 12월 설치됐으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안전점검에서는 안전계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2002년 설치된 또다른 알루미늄 통도 마찬가지이다.

또 사고가 난 알루미늄 통과 또다른 알루미늄 통 고정부위 설계는 서로 다른데 원자력연은 설계에 문제가 있었는지, 설치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중이다.

원자력연은 21일중 사고 알루미늄 통의 고정부위를 육안으로 마모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며 육안 확인이 어려울 경우 통과 고정부위를 실험실로 옮겨 알루미늄 통이 수조 위로 떠오른 원인을 상세히 조사할 계획이다.

하나로 재가동은 사고 원인이 규명되고 안전이 확보됐다고 판단된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로 연구시설에서 생산되던 특수목적 반도체나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원자력연은 태양열 발전소나 하이브리드카 등에 적용되는 특수목적 반도체 세계 물량의 10%를 생산해 왔다.

정연호 원자력연 원장은 "국민과 대전시민에게 심각한 우려를 끼쳐 매우 죄송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안전한 연구소로 만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원자력연 하나로 연구시설에서는 20일 오후 1시 8분께 실리콘 덩어리에 중성자를 쬐어 반도체 재료가 되는 웨이퍼(Wafer)를 만드는 작업 도중 방사성을 띈 알루미늄 통(200×349㎜)이 수조 위로 떠올라 사고 시설 내 방사선 준위가 기준치인 250μGy(마이크로 그레이)/hr를 초과하자 오후 2시 32분께 방사선 백색비상이 발령됐다.

백색비상은 같은 날 오후 9시 5분께 원자력연이 문제가 된 알루미늄 통을 수조 아래로 가라앉히는 데 성공, 방사선 준위가 정상을 회복함에 따라 해제됐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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