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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크기 바레인, 중동 시민혁명 바통?

집권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 불만으로 시위 확산

강화도 크기 바레인, 중동 시민혁명 바통?
중동 아라비아반도의 조그만 섬나라 바레인에서도 반 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 참가자 2명이 숨진데 이어 17일에도 수도 마나마의 진주광장에서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위대에 대해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서면서 모두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바레인의 반 정부 시위는 40년 간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소외감을 바탕으로 격화되고 있다. 높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 민생경제 악화가 시민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튀니지나 이집트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 75만명(외국인 노동자 포함한 인구는 130만명)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이 40년 가까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시아파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국왕은 1999년 즉위한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이고, 그의 삼촌인 칼리파 빈 살만 알-칼리파는 40년째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1971년 바레인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바레인의 요직은 거의 항상 수니파가 장악해 왔다.

2002년 전제군주제를 입헌군주제로 전환하고 29년만에 총선 제도를 부활하시키는 등 일부 민주화 조치가 이뤄졌지만 시아파는 본인들이 각종 공직에서 여전히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아파는 현 정권이 수니파 인구 비율을 높이기 위해 수니파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바레인 시민권을 남발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 때문에 시아파 젊은 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시위대는 알-칼리파 가문의 권력독점 구도를 혁파할 것과 시아파에 대한 각종 차별을 철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수니파 정권에 대한 시아파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대에도 시아파 정당들은 정치개혁을 도모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지만 그때마다 군대를 동원한 정부의 유혈 진압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바레인은 강화도 크기의 소국이지만 이번 시위사태가 내포하고 있는 폭발력은 매우 크다.

바레인은 석유 자원이 풍부하진 않지만 1인당 GDP가 2만4천달러(2009년 기준)에 이르러 나름 풍족한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다.

민생 경제 악화로 촉발된 시위가 아니라 장기집권 체제에 대한 반발이 동력을 제공하는 시위인만큼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의 산유부국들도 바레인의 시위 사태가 자국에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이번 시위사태로 바레인 내에서 시아파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패권 확장주의가 바레인까지 도달할 가능성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바레인 해군기지에 제5함대 사령부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역시 바레인의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번 시위가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흐르진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국은 이란의 민주화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체제전복 기대감을 드러낸 것과는 달리 바레인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다가, 유혈사태가 확산된 17일에야 바레인 당국에 대해 강경대응 자제를 촉구했다.

바레인의 반 정부 시위는 18일 중대한 기로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슬람권의 금요일은 서방의 일요일과 같은 성격으로 모든 관공서와 기업들이 쉬고 금요기도회를 위해 대규모 인파가 모스크(이슬람사원)에 운집한다.

바레인의 반 정부 시위대는 17일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마나마의 진주광장에서 쫓겨났지만 금요일을 맞아 다른 장소에서 대규모 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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