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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9개월 '대장정' 먼저 마무리한 EU

3년9개월 '대장정' 먼저 마무리한 EU
유럽연합(EU)이 지난 2007년 5월 1차 협상으로 시작된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파트너인 한국보다 먼저 마무리했다.

27개 회원국의 국익, 그리고 개별 산업의 이해가 엇갈리는 복잡한 구도 속에서도 EU는 "협상의 대가"라는 세간의 인식을 확인시키듯 협정 잠정발효를 4개월여 앞두고 유럽의회 동의라는 마지막 관문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동안의 과정은 비록 순탄치 않았으나 고비마다 27개국 정부와 협상 당사자인 집행위원회, 유럽의회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결실을 이뤘다는 평가다.

2004년 11월 파스칼 라미가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그만두고 세계무역기구(WTO) 수장으로 옮기면서 피터 만델슨이 새 통상담당 집행위원으로 오면서 EU의 통상 정책은 미세 조정을 거쳤다.

라미 전 집행위원이 다자협정에 치중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만델슨은 초기부터 양자협정, 특히 아시아를 파트너로 한 양자 자유무역협정에 눈길을 돌렸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 한국이 최고의 파트너로 대두했다.

두 차례의 예비협의 뒤 2007년 5월 본협상이 시작됐고 2008년 5월 7차 협상에서 양측은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EU 쪽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기면서 상승곡선에 '변곡점'이 생겼다.

만델슨 집행위원이 영국 내각에 합류하고자 전격적으로 사퇴하고 후임에 캐서린 애슈턴이 취임하는 등 EU 협상팀 수뇌부 교체 탓에 2008년 연내 협상 타결이 어렵게 됐다.

2009년 10월 가서명이 이뤄지면서 이듬해인 2010년 상반기 중 잠정 발효라는 새로운 일정이 제시됐으나 이번에도 EU 쪽의 협정문 번역 지연과 자동차 업계의 강한 반발이라는 변수에 한-EU FTA 협정 본서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더욱이 2010년 12월 EU 리스본조약이 발효되면서 유럽의회가 한-EU FTA 동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 자동차 업계가 유럽의회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면서 협정의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EU는 정지작업을 마무리해 작년 10월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아시아.유럽미팅.ASEM)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에게 한-EU FTA 본서명과 "2011년 7월1일 잠정발효"라는 '선물'을 안겼고 17일 마침내 유럽의회 본회의 동의안 승인으로 3년9개월 대장정을 매듭지었다.

유럽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제통상위원회(INTA)의 비탈 모레이라(포르투갈) 위원장은 "협상 초기는 물론이고 가서명 이후 본서명이 이뤄질 때까지도 한-EU FTA가 발효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지난 3년9개월을 되돌이켜보면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고 말했다.

EU는 27개 개별 회원국이 자국에서 협정 비준 절차를 완료하기까지 대략 2~3년 소요되는 점을 감안, 신속한 무역자유화 효과를 얻고자 잠정발효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한-EU FTA의 경우 유럽의회 비준안 통과에 따른 잠정발효 만으로도 개별 회원국이 권한을 갖는 극소수의 분야를 제외하고는 관세 철폐 등 협정문 내용의 95%가 즉시 효력을 발하도록 돼 있다.

(스트라스부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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