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후계자 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띄우기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군대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정력적으로 지도'라는 제목의 30분짜리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작년 초부터 김정은이 김 위원장을 수행한 장면을 내보냈다.
김정은이 작년 9.28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식화되기 전부터 김 위원장의 활동을 수행했다는 설(說)이 있었는데 북한이 이를 공개적으로 확인해준 셈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활동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이 영화는 김정은이 동행한 사실을 부각함으로써 '선군정치'도 대를 이어 계승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 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김 위원장의 공훈국가합창단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 서 수행자를 호명하면서 김정은을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영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보다 앞서 언급했다.
그동안 북한은 각종 행사에 두 사람이 참석하면 리 부위원장을 김정은보다 먼저 거명해 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서열 변화를 감지케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량강도 삼지연군에서 열리는 얼음조각축전 행사를 소개하면서 '수령복' '장군복'뿐 아니라 '대장복'이라는 글귀가 담긴 얼음조각상을 화면으로 공개했다.
북한에서 김정은은 '청년대장' '대장동지' 등으로 불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작품을 공개한 것은 김일성 주석에서 김 위원장을 거쳐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15일 외교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시 창광원의 수영관에서 열린 수중발레 시범경기에서는 김정은의 찬양가로 알려진 '발걸음'이 경기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생일을 이틀 앞둔 지난 14일 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멍젠주(孟建 柱) 중국 공안부장 접견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의 권력승계를 인정한 멍 부장의 언급을 소개한 것도 주목을 끌었다.
중국언론은 침묵했지만 멍 부장은 당시 접견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노동당 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추대돼 조선혁명의 계승문제가 빛나게 해결된 데 대해 열렬히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북한이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인정한 중국 고위관료의 발언을 소개함으로써 후계체제 공고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에 김정은을 부각함으로써 부족한 정치적 카리스마를 채우려는 것"이라며 "이번 생일을 계기로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빠르게 전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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