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으로 출입처가 새로 정해진 지 20일만인 지난주 목요일. 저는 출입처의 장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첫 대면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발령이 난 각 언론사 출입기자를 그야말로 집단으로 묶어 첫 인사를 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전에 노동부를 출입해 봤지만, 부처와는 달리 친절(?)한 시스템인 것 같았습니다.)
사실, 오시장은 기억을 못했지만, 저와의 대면은 엄밀히 말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지난 2006년,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야인생활을 하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한 오시장을 주인공으로 1시간짜리 인터뷰 프로그램을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보도제작국에서 PD역할을 할 당시)
어쨌든, 격세지감. 다소 수줍어하는 기색이 있었던 4년 전과는 달리, 패기있고 당차게 소신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그의 입지를 가늠해볼 수 있었습니다.
1. "다음은 세금 논쟁"
초반 열세였던 '무상급식' 논쟁에서 만회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처음에는 1:9 정도로 밀리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들어가보면 온통 비난의 글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무상급식'에 대한 실상을 시민들에게 설명해온 결과, 지금은 4:6정도로 따라잡은 것 같습니다."
'만약 5:5가 된다면?' 궁금증을 참기 힘들어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 기자 : 시장님, 서울시가 보혁으로 갈렸다 가정하면, 5:5가 되는 시점이 분수령이 될 것 같은데요, 따로 준비하시는 카드가 있으신지요?
▶오세훈 시장 : 다음은 세금입니다. 지금 서울시민 10명 중 4명은 경제적 형편이 곤란하다는 이유 등으로 직접세를 면제받고 있습니다. 결국 10명 중 6명이 내는 세금으로 서울시의 재정이 유지된다는 얘기인데, 이 6명 중 절반이 3, 40대 직장인입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대로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복지 시리즈를 강행한다면, 결국 3, 40대 직장인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입니다.
2."로빈훗과 싸우게 될 것"
▶오세훈 시장 :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도 무상시리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가 당착에 빠진 겁니다. 다음에 맞부딪히게 될 것이 정동영 의원의 부유세 논란입니다. 국민을 2:8로 나눠 잘사는 사람 것을 억지로 나눠주겠다는데, 이른바 '로빈훗 론'인 것입니다."
▷ 기자 : 그 정도면 좀 더 사이즈가 큰 경기장(대선)에서 쓰셔야할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오세훈 시장 : 허허...
3. "주민투표 강행할 것"
▶오세훈 시장 : 다음주에 선관위에 시민단체 통해 주민투표 신고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구정 이후 본격적인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며, 정확한 정보가 계속 전달되면서 결국 주민투표는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4. "통일 복지 재정 아껴야"
오시장은 무상급식 논란 초기, 시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공세에 열세로 밀렸던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아이들을 굶겨서야 되냐"는 단순한 논리에 밀려 자칫 많은 양보를 할 뻔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시 의회에 '하위 50% 무상급식 지원'안을 타협책으로 제시했습니다.
▶오세훈 시장 : 우리나라는 핀란드, 스웨덴 등의 유럽 복지국가와는 달리 국방과 통일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합니다. 추후 통일이 된다면, 북한주민들에 대한 복지수준을 남한보다 낮게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방과 통일을 위한 재정여력이 있어야 하는데,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면 어떻게 이런 부담을 감당하겠습니까.
자신의 논리를 국방과 미래 통일문제로까지 확장시켜 뿌리를 내린 것을 보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것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논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통일' 이슈를, 어느 틈에 선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 "며느리도 구분해야"
▶오세훈 시장 : 명절 때 며느리들을 보면,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며느리가 있고, 이 며느리가 만든 음식을 열심히 웃으면서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며느리가 있습니다. 다 같은 며느리가 아닙니다. 이제는 과연 나라를 위해 필요한 것을 벌어준 쪽이 어느쪽인지 판단해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며느리'와 '손님 대접하는 며느리'의 '무상급식 싸움'...
물론 기자 생각엔 두 며느리가 다툼없이 오손도손하게 지냈으면 좋겠지만, 두 며느리가 화해하길 기대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 풍토상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상급식 논쟁'을 계단삼아, 정치적 입지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 오시장과의 짧은 대화에서, 그의 행보에 따라, 앞으로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세훈 시장을 만나다
무상급식논쟁…돌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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