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류가 매우 복합적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동북아 순방에 나서기로 한 것과 관련,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3일 미국내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워싱턴의 대표적인 협상파인 보즈워스 대표의 등장은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내 일부 인사들의 움직임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한중일 순방에 뒤이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3국을 방문하는 것은 협상과 대북 압박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술'을 과시하려는 워싱턴 수뇌부의 의중을 시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런 기류에 맞물려 한국의 당국자들은 '낙관적 기대감'을 차단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부와 외교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와 남북대화의 병행추진 의지를 밝힌 이후 국면전환의 기대감이 확산되는데 대해 "아직 갈길이 멀다"는 발언을 자주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 고위당국자는 2일 올초 한반도 정세의 큰 고비로 평가되고 있는 오는 19일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극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하기는 현재 미국의 태도로 볼때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도 긴박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현재의 상황이 뚜렷한 방향성이 정해진 것이 아니며 6자회담의 재개 흐름의 속도는 결국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도 3일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과 관련해 "`키(key)'는 북한이 쥐고 있다"며 "6자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관련국간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지금까지 논의 경과를 보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즈워스 대표는 서울에서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한국 정부의 뜻을 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이 북한 당국자들과 `합의'한 내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느냐를 한국 정부에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현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과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전제로 6자회담이든 미북 직접대화든 협상을 전개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일 한국 정부가 북한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현 상황에서 북한과의 협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개진할 경우 미국은 고민스런 입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입장'을 참고만 하고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상황을 지켜볼 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워싱턴의 기류가 복합적인 만큼 전격적인 국면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당국자가 언급한 대로 '극적인 전환점'이 현실화될 상황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한국을 거쳐온 보즈워스 대표를 만날 중국이 또다시 강력한 협상의지를 견지할 경우, 또 북한이 대화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여나갈 경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상존한다.
게다가 미국 내부에서 지난해 북한의 우라늄농축 시설 공개에 따라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전술 대신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렇게보면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택이 향후 국면의 방향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즈워스 대표나 게이츠 국방장관의 3국 순방결과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것은 물론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일로 예정된 보즈워스 대표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만남에서는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놓고 심도있는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한국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 미국 정부의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최근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대화를 모색하려는 시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외교부 새해 업무보고에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폐기'를 밝힌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전화통화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한 소식통은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에서 급격한 전환을 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6자회담을 염두에 두고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 정부의 최근 움직임도 미국의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적으로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려하면서도 상황이 급변할 경우에 한정해 기회의 창을 열어두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보즈워스 방한…'6자재개' 조율 향방은
당국자들, 기대감 경계…'남북관계' 개선여부가 관건<br>한미 현안 조율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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