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이 연말 매서운 한파를 뚫고 지역구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수도권 의원들이 느끼는 민심의 체감도는 지역구 사정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기반을 다져놓아야 한다는 절박감만큼은 거의 차이가 없다.
심지어 당내에서는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의원 절반이라도 생환한다면 다행일 정도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은 "민심 앞에선 간과 쓸개도 내놓을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지역활동에 `올인'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의원은 `망년회 시즌'이 절정에 오른 최근 오후 5시부터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지역 송년모임에 겹치기로 참석하고 있다.
이 의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하루 평균 5-6개 송년회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많을 때는 행사가 10개에 달하기도 한다"며 "직접 참석하지 못할 경우엔 양해를 구하고 아내가 대신 참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한 초선의원은 "조기축구회, 산악회, 구청행사, 송년회까지 온종일 쉴 틈이 없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도 들지만 지역민 앞에서 자존심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송년행사에서 지역주민이 건네주는 술을 한 잔씩 받아마시다 보면 체력이 견뎌내질 못한다"며 "국회 근처 사우나에 들르면 나처럼 숙취와 피로를 푸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서울의 모 초선의원은 지역구 행사가 끝나더라도 후원금 모금 때문에 밤늦은 시간까지 열리는 동창회를 비롯해 지인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며 남모를 고충을 호소했다.
그는 "9천명에게 후원금 모금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3번이나 발송했지만 드라마 `대물'과 청목회 수사로 정치인 후원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돈가뭄이 들었다"며 "동창회라도 참석해 후원금을 읍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돈줄이 마른 터에 터진 예산안 강행처리 파문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모 소장파 초선의원은 "민심을 돌릴 대책이 별로 없다. 17대 총선 당시 탄핵역풍의 위기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북지역 한 의원은 "그동안 지역을 챙기지 않았던 의원들이 민심을 핑계로 청와대와 당지도부를 탓하는데, `예산안을 빨리 처리해서 좋긴 한데 왜 여야가 싸우느냐. 앞으로 열심히 해라'는 게 민심"이라고 전하는 등 온도차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한 수도권 의원, '힘겨운 겨울나기'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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