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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어느 보도가 맞을까?

NDM-1형 슈퍼박테리아 보도, MBC가 맞을까, SBS가 맞을까?

카바페넴이라는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NDM-1형 장내세균이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4명에게서 확인 됐습니다. 슈퍼박테리아는 공식 명칭은 아닙니다. 공식 명칭은 다제내성세균이지만 말이 너무 어렵고, 외국 언론도 슈퍼박테리아라고 그대로 쓰기 때문에 우리도 슈퍼박테리아라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슈퍼박테리아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메티실린 저항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저항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그리고 지난번 일본에서 9명의 사상자를 낸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MRAB)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NDM-1형이 검출된 건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떤 사건이든 초기단계에서는 이견과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NDM-1형 보도도 SBS와 MBC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SBS는 지난 금요일(12월 10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용동은 교수의 의견을 들어 "NDM-1형이 국내에서 1년 새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반해 MBC는 12월 14일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의 의견을 들어 "다른 질환과 달리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거나 하진 않습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용 교수와 정 교수 의견이 정반대입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더불어 SBS가 맞을까요? MBC가 맞을까요? 

시간이 지나야 밝혀질 일이며, SBS가 틀리고 MBC가 맞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예측이 그러하듯이 관점에 따라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건 자연스런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지식이 없는 시청자들은 반대의 결과가 보도되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전문가들의 서로 다른 견해에 대해 따져보는 과정은 대단히 힘든 일이지만 꼭 필요한 일일것입니다. SBS의 취재과정을 되돌아보면서 한 번 따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12월 9일 복지부가 NDM-1형이 국내 환자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했을 때 먼저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박진규 교수를 찾았습니다. 바이러스가 전공인 박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를 하는 대신 서울대학교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김 교수는 "NDM-1형을 가지고 있는 세균은 여러 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고 치료제가 한두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점과, 세계 여러 나라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는 그런 문제점이 있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감염 경로와 NDM-1형이 어느 정도 위험한 건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만 대답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군의관 1년 선배인 강남 세브란스 김신영 교수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런데 김 교수로부터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NDM-1형을 세계최초로 발견해 논문을 쓴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NDM-1형의 세계적 전문가가 국내에 있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많이 늦어 거의 방송 사고를 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용 교수를 찾았습니다. 그에게서 국내 감염 경로와 NDM-1형이 어느 정도 위험한지에 대해서 속 시원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용 교수외에 NDM-1형에 대해 논문을 쓴 사람은 국내에는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여기서 MBC와 SBS의 보도 내용 중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전파 속도에 대해서 짚어 보겠습니다. SBS 기자들은 아는 사실이지만, 아침에는 기사 제목을 "NDM-1형 5-6년 후에나 문제"로 정했습니다. 저도 사전 취재 준비를 한다고 논문을 읽었더니  카바페넴 내성 세균은 유입된 지 5년까지는 잠잠하다가 그 이후에나 전파 속도가 증가했습니다.

제가 용 교수에게 했던 질문은 "NDM-1형은 5년까지는 잠잠하다가 그 이후에야 확산되던데 왜 그런 겁니까?" 였습니다. 이에 용 교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슈퍼박테리아, 즉 일반 카바페넴 내성 세균은 그런 양상을 보이지만, NDM-1형은 1년새 급속히 확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세계학계가 NDM-1형을 두려워하는 이윱니다"라며, 영국에서 올해 10월 발표된 연구 자료를 그 근거로 보여 주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유입된 지 1년 만에 6배 넘게, 그것도 전국으로 전파됐습니다. 그리고 NDM-1형은 그 어떤 박테리아보다도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고, 다른 종(식중독균)에도 유전자가 전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논문으로 직접 읽으며 확인했고, 저녁에 기사 제목을 "NDM-1형 1년 새 급속 확산"으로 바꾸었습니다.

신종플루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해,  초기에는 돼지 인플루엔자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국내 감염 전문가들이 돼지에 대해서 여기 저기 인터뷰를 하고 다닐 때, 건국대 수의학과 류영수 교수는 돼지가 원인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세계최초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돼지 인플루엔자를 처음 발견해 논문을 쓴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돼지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 다음날 세계 보건 기구는 돼지 인플루엔자를 신종플루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예측이란 일기 예보가 가끔 그러하듯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타당한 근거를 찾으려 노력 했느냐는 그 결과가 틀릴지라도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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