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은 201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올해 수험생은 71만 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매년 수능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오늘은 마치 온 국민이 수험생이 된 듯 합니다. 마치 모두가 마법에 걸린 것처럼.
당장 아침 출근길부터 달라졌습니다.
수험생들이 혹시라도 불편할까, 관공서와 기업체의 출근 시간이 1시간 늦춰졌습니다.
지하철의 정차역 안내 방송도 'XX고등학교에 가시는 분은 이번 역에서 내려주세요'로 바뀌었습니다. 철저하게 수험생 중심으로.
이 뿐만이 아닙니다.
시험장 안전 보장과 수험생의 원활한 이동을 돕기 위해 경찰 만 2천 명과 순찰차 2천 대가 시험장 주변에 배치됐습니다. 또, 시험장 주변 200m의 차량 운행이 통제됐습니다.
듣기 평가가 이뤄지는 시간에는 차량 경적을 울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비행기의 이·착륙도 가급적 이 시간을 피해야 합니다.
TV를 틀어도 온통 수능 얘기 뿐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시험장 앞에서 선배들을 응원하는 고교 후배들의 모습, 성당, 교회, 절 등을 찾아가 자녀가 시험을 잘 보기를 기원하는 부모들의 모습, 시험이 끝나는 매 시간마다 난이도를 분석하는 전문가의 모습이 뉴스를 도배합니다.
심지어는 날씨예보도 '오늘은 다행히 수능한파가 없습니다'로 시작합니다.
이쯤되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누구하나 이 이상한, 불편한 상황에 대해 불평하지 않습니다. 되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모두가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만큼 수능시험이, 더 정확히 말하면 대학이, 학벌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는 뜻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최대 가치는 '형평'입니다.
소 팔아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건, 교육(학벌)을 통해 신분상승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계층구조가 고착화된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신분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것도 거의 교육(학벌)이 유일했습니다. ('로또'를 빼면…)
하지만, 언제까지 국민 모두가 수험생이 돼야 할까요? 수능에서 한 번 실수하는 것이 언제까지 큰 실패로 여겨져야 할까요? 우리의 부모들은, 후배들은 또 언제까지 자식의, 선배의 대박을 기원해야 할까요?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학벌이 아닌 다양한 능력과 개성이 성공의 기준이 돼야 합니다.
누구나 아는 이 답이 '정답'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학과 기업이 학업능력만이 아닌 다양한 기준으로 인재를 뽑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양한 능력과 개성이 발휘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 이 토대에서 자라는 싹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를 해줘야합니다.
그래야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 수능 시험일이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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