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최영림 내각 총리의 중국 방문에 침묵으로 일관해 눈길을 끈다. 최영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이은 권력 서열 3위의 인물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3일 중국 흑룡강신문을 인용, 최 총리가 지난 1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에서 지빙쉬안(吉炳軒) 성 당서기를 만나 회담한 뒤 2일까지 전기기업, 제약기업, 농업연구소 등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최 총리는 3일 지린(吉林)성 성도 창춘(長春)을 방문, 쑨정차이(孫政才) 성 당서기와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총리의 정치적 비중과 방중 내용을 볼 때 북한 매체들의 `침묵'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비근한 예로 북한 매체들은 김기룡 노동신문사 사장(11.2)이나 전영진 '조·중(북중)친선협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10.30) 같이 최 총리보다 훨씬 비중이 낮은 인사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도 동정을 전했다.
게다가 최 총리의 이번 방중은 지금까지의 동선으로 미뤄볼 때 '동북 3성' 지역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더욱 그렇다.
김정일 위원장의 8월 방중과 지난달 16∼23일 사상 처음 이뤄진 북한 시·도당 비서들의 단체 방중과 같은 맥락의 행보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 박사는 "최근 북한은 대중 경협을 최우선 국정 어젠다로 잡고 내각, 지방정부, 무역 분야별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내각을 이끌고 있는 최 총리인 만큼 도로, 항만, 접경지역 개발 등의 문제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요한 목적이 있는데도 북한 매체들이 최영림의 방중을 한 줄도 보도하지 않는 것은 우선 외부 시선의 쏠림을 가급적 피해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조명철 박사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경협을 추진하는 것은 북중 양국 모두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한국이나 미국의 주의를 피해보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성급한 개혁개방 기대감이 생기는 것을 경계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총리까지 중국에 가서 경협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만 주민들의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져 점점 내부 통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경계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총리가 중국의 지방정부를 방문한 것이 격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지난 8월 방중 때 김정일 위원장의 '동북3성' 방문을 북한매체들이 보도한 전례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북 매체, 최영림 총리 방중에 왜 침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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