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극장입니다.
상영관 입구에 들어서자,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는데요.
흥겨운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노인 노래교실 수업이 한창입니다.
강사의 구성진 노래자락을 따라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직접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요.
몸이 맘처럼 따라주진 않아도 하나같이 즐거운 얼굴입니다.
[안현숙/서울 홍제동 : 오랜만에 목소리도 트여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너무 기분이 좋아요.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 것 같아요.]
이곳은 1963년 개관해,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켰던 옛 화양극장인데요.
얼마 전,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2천원 만 내면 노인들이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청춘극장'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서현석/청춘극장 대표 : 노인들을 위한 문화 전용공간으로써 영화 중심으로써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겁니다.]
상영되는 영화 또한,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췄는데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 영화가 상영돼, 젊은 시절을 추억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에게 반응이 좋습니다.
[정영규/서울 홍제동 : 다시 젊어진 것 같아요. 옛날 영화를 보니까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아요.]
노인들을 위한 공간답게, 일하는 직원도 조금 색다른데요.
팝콘을 만들고 있는 이분, 올해 64살의 할머닙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차와 팝콘을 만들며, 극장 내 '청춘 카페'의 마담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황복임/청춘카페 직원 : 일하러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즐겁고, 집에 있는 것보다 생활이 무료하지 않고 행복해서 이런 일자리가 다른 노인들에게도 많이 주어지면 좋겠다하는 마음이 있어요.]
이곳에서는 추억의 DJ도 만날 수 있는데요.
[10월을 맞아 이용의 잊혀진 계절 청해주셨습니다. 들려드리겠습니다.]
청춘극장의 디제이를 맡고 있는 59살의 백승엽 할아버지.
디제이 박스에 앉아, 추억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백승엽/청춘극장 DJ : 굉장히 좋죠. 그 중에는 DJ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다는 분들 계셔서 차도 한 잔 하고 얘기도 하고 그러면 좋아요.]
다른 곳에선 듣기 힘든 흘러간 노래도, 이곳에서는 신청곡으로 언제든 들을 수 있어 인기 만점입니다.
[황옥재/서울 홍제동 : 울고 넘는 박달재. 우리 어려서는 많이 불렀거든요. 음악도 좋아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거 어디 가서 들을 수가 없어요. 근데 이런 데가 생겨서 와보니까 너무 좋아요. 옛 생각이 절로 나고.]
노인들의 친교와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청춘극장.
노인들의 공간이 점차 사라져가는 이때, 실버 문화벨트의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마켓&트렌드] 옛 화양극장, '어르신 놀이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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