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정감사를 끝내고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산국회'로 진입하면서 공수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여권의 핵심 과제인 내년도 4대강 사업의 예산을 놓고 한나라당은 양보없는 관철을, 민주당은 서민예산 확보를 위한 대폭 삭감을 벼르고 있어 관련된 국회 상임위마다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 당내에서 "정기국회 1순위는 예산안 통과"라고 공공연히 말할만큼 새해 예산안의 순탄한 처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요구했던 집회·시위법(집시법) 개정안의 처리를 유보한 것도 야당과의 정면충돌을 피함으로써 예산안 심의를 순항시키려는 고려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는 한나라당으로서도 예산안에 포함된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의 '사수'가 그만큼 난제라는 반증도 된다.
한나라당은 올해말로 4대강 사업의 주요 공정의 60%가 끝나고, 내년 장마철 이전에 보(洑)건설도 완료되는 등 사업이 마무리 국면으로 향해갈수록 야당의 공세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할 것으로 보고 방어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당정회의와 국회의 각 상임위에서 예산심의를 벌일 때 불요불급한 예산, 선심성 예산을 걷어냄으로써 이를 서민.복지예산으로 돌릴 방침이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복지예산이 줄어든다는 야당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 예산안을 시한내 합의 처리한다는 원칙 아래에 야당의 4대강 사업조정 요구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천(支川) 등 하부 사업에서의 미세한 조정은 검토할 수 있으나 핵심은 보와 준설은 한 치도 건드릴 수 없다고 버티고 있어 절충은 난망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등의 4대강 사업 국민투표론은 반대여론 확산을 위한 정치공세로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지 여론이 확산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지역 주민은 강 정비를 통해 수질이 개선되고, 지역 기반시설이 정비되는 것을 환영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수록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24일 "중앙에서만 정치논리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할 뿐이지 지역 주민은 찬성하고 있으며 사업이 완공될수록 지지 여론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민주당 = 이번 예산국회를 사실상 4대강 사업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내년이면 보 건설과 준설이 끝날 정도로 사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올해 예산을 삭감하지 못한다면 '4대강 사업 저지'가 사실상 물건너간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4대강 사업 진행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에서 부각시킬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대운하 예비사업이라는 점을 다시 공론화하고 상당수 국민이 이를 반대한다고 공세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공세의 정도는 국감에서 4대강 공사 편법입찰.설계변경 의혹을 제기했던 김진애 의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화재 파괴를 지적했던 김부겸 의원, 4대강 사업에 따른 채소류 수급 문제를 제기한 김영록 의원을 대정부 질문에 배치시킨 점에서도 감지된다.
또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김진표 의원, 행정자치부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한 이용섭 의원 등 장관 출신의 당내 예산 전문가들도 대정부질문자로 등판시켜 힘을 보탠다는 전략이다.
4대강 사업 전체 예산 중 8조6천억원은 민생.복지예산으로 돌리자고 주장해온 민주당은 원외 투쟁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겠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여기에는 상임위별 예산심사가 시작되면 '국회 4대강특위' 구성 요구가 현실적으로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다른 야당 및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과 '4대강 저지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4대강 국민투표론을 계속 제기하는 여론전으로 여권을 압박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한나라당과의 물밑협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예산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며 "국민을 바라보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의 위한 예산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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