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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의 잘못된 선택이 부른 참변

"아버지 없으면 다른 가족과 행복할 것" 그릇된 판단

21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해 방화사건은 아버지의 꾸중에 앙심을 품은 한 중학생의 잘못된 선택이 부른 참극이었다.

경찰과 이웃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붙잡힌 피의자 이모(13)군은 평소 예술을 좋아하고 성적은 반에서 중간 정도인 평범한 중학생이었다.

아버지(46)가 최근까지 의류 관련 사업을 크게 했던 탓에 가정환경도 부유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군과 아버지 사이에는 진로 문제를 놓고 갈등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평소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는 것이 취미였던 이군이 예술계 고등학교 진학을 꿈꿨으나 아버지는 이군이 판사나 검사가 돼야 한다며 반대했던 것이다.

점차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의 골은 깊어져 갔고 최근 들어서는 아버지가 "놀지 말고 공부나 하라"며 욕설과 함께 손으로 뺨을 때리거나 골프채로 폭행하는 일도 잦아졌다.

어느새 불만이 극에 달한 이군은 아버지만 없으면 어머니 최모(38)씨 등 다른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에 범행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범행 이틀 전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 8.5ℓ를 구입해 자신의 방에다 숨겨놓고 기회를 엿보던 이군은 20일 저녁 꾸짖음이 반복되자 그날 밤 아버지가 자는 안방과 거실에 휘발유를 부었다.

라이터로 불을 지른 뒤 다른 가족을 깨워 밖으로 피신시키려 했지만 순식간에 집안을 가득 채운 불길에 겁을 먹어 포기하고 혼자 아파트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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