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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트렌드] 25년간 가꾼 '비밀의 은행나무 숲'

서울에서 3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강원도 홍천군의 동쪽 끝.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안으로 좀 들어가자 생각지도 못한 장대한 은행나무숲이 품안에 달려듭니다.

잠실야구장 크기에 다른 나무는 단 한 그루도 끼워주지 않은 은행나무 2천 그루가 그야말로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중년의 여인은 어느새 영화 속 주인공처럼 분위기 있게 은행잎도 던져보고 나들이 나온 가족은 사이좋게 은행잎을 귓가에 꽂고 추억 담기에 여념이 없는데요.

모두에게 지상낙원이 따로 없습니다.

[장동훈/서울 쌍문동 : 은행나무만 모여 있는 숲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놀랍고, 일상을 벗어나서 가을 향기 나는 곳에 오니까 너무 기분이 좋네요.]

[이은화/서울 대학동 : 아주 너무 너무 예뻐요. 찍는 사진마다 다 작품이에요.]

바람이 쓸어낸 은행잎을 밟으며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세상의 근심걱정도 씻겨나가는 듯합니다.

한쪽에서 이 멋진 풍광을 뒤로하고 한 어르신이 은행을 털고 줍기에 분주한데요.

바로 이 숲을 가꾼 주인장입니다.

올해 예순일곱의 유기춘 씨.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던 아내를 위해 공기 좋고, 물 좋은 이곳에 25년 전, 터를 잡게 됐는데요.

당시 4~5년생이던 은행나무 묘목을 일일이 손으로 하나씩 심으며 지금의 숲을 일궈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유기춘/은행나무숲 주인 : 바닥에 전부 돌이니까 기계로 할 수도 없고 천상 예초기라고 매고 다니면서 길가다 보면 많이 보셨을 거야. 깎는 거. 그걸로 깎는데 하루에 8시간씩 7, 8일 깎아야 이게 다 깎아지니까 그게 힘들었어요.]

예상보다 한참 더디고 양도 빈약하지만 재작년부터는 은행도 꽤 열리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과실을 맺은 나무는 80주 정도.

들인 시간과 정성에 비하면 아쉬운 양이지만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좋은 곳을 혼자 보기는 아까워 올 10월, 25년 만에 처음으로 발길 닿는 모든 이들에게 무료 개방했습니다.

[유기춘/은행나무숲 주인 : 아무리 지금 은행나무가 아름답다하더라도 한 보름 지나면 다 떨어지거든요. 그러면 이 순간을, 인생도 그렇지만 다 모든 게 순간 아닙니까. 이 예쁠 적에 사람들이 와서 보고 좋아하면 좋은 거지.]

올 가을을 조금은 여유롭고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이 은행나무숲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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