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 전면 시행에 들어간 우측보행이 8일로 100일째가 된다.
지하철 역에서는 각종 안내 표지가 붙어 있어 그런대로 우측보행이 이뤄지고 있지만 건널목이나 인도에서는 좌우측 통행이 혼재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지하철 충무로역.
역사 출입구부터 역사 내부 곳곳에 노란색 바탕의 '우측보행' 스티커와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충무로∼사당 구간에는 질서유지 요원 20여명이 매일 오전 우측보행을 안내하는 캠페인을 한다.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을 갈아타는 역사 지하의 계단 통로에서는 많은 시민이 우측통행을 비교적 잘 지키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린 이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계단의 절반씩을 이용해 오르내리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같은 날 출근시간대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는 100여m 통로 구간에서도 수백 명의 시민이 우측 보행을 실천해 통행이 물 흐르듯 이어졌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출구를 드나드는 직장인들도 우측보행이 어느 정도 몸에 익은 듯 좌우로 자연스럽게 나뉘어 계단을 오르내렸다.
삼성역에서 이어지는 코엑스 연결통로에는 바닥 곳곳에 우측보행을 안내하는 분홍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안내 표지판이 군데군데 놓여 있는 지하보도 공간에서도 우측보행이 잘 지켜졌다.
충무로 역에서 만난 질서유지 요원 이정동(62)씨는 "지하철에서는 아직도 우측보행에 무관심한 시민이 있지만 전면 시행 초반 때와 비교하면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전했다.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만난 러시아인 유학생 알렉산드라 위시냐코바(21.여)씨도 "우측보행이 잘 이뤄지는 것 같다.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 사람들이 양편으로 잘 나뉜 채 걸어 별문제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국철을 제외하고 역사 내 우측통행로를 모두 확보했고, 승객 동선상 개선할 수 없는 일부 역을 제외하고는 우측통행방식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횡단보도, 인도에서는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이 함께 이뤄지고 있어 길을 걷던 사람이 맞은 편 사람과 부딪히는 일이 종종 목격됐다.
6일 오전 10시께 지하철 건대입구역 4번출구 앞 횡단보도에서는 길을 건너던 30여명 중 절반 정도만 우측보행을 지켰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대학생 이상호(20)씨는 "출퇴근 시간에는 우측보행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엉켜 지하철 환승 계단을 지나기 어려울 정도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힌 적도 많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인 유학생 로자 팜북흐치안(24.여)씨는 "아르메니아에서는 오랫동안 우측보행이 시행돼 익숙한 편인데 한국에서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 같다. 지하철 계단 등에서 일주일에 적어도 4∼5차례는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힌다. 아직 한국에서는 잘 홍보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측 보행을 아예 거부하는 시민도 있었다.
회사원 박모(33)씨는 "실효성이 없는 것 같아서 우측보행을 안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체감하기 어렵고 오랫동안 좌측통행을 하다가 바꾸는 게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우측보행이 정착하려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측보행 국민운동추진본부' 본부장인 황덕수 유한대 겸임교수는 "지하철 쪽은 우측보행이 많이 정착됐다고 본다"며 "하지만 도로와 건널목에서는 아직 홍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정부가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스러워지려면 2∼3년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 보행을 좌에서 우로 바꾼다는 단순논리만 알릴 게 아니라 왜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지 원리와 도입 취지를 잘 설명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우측통행이 잘되지 않은 곳에 더 많은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우측보행 시행 100일…'절반의 성공'
지하철 대체로 적응…횡단보도·인도선 아직 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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