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30일 낙지머리 섭취에 대해 "내장과 함께 요리해 먹더라도 안전한 수준"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리면서 유해성 논란이 일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국내 수산물 섭취와 안전기준 마련에 여러가지 사사점을 남겼다.
우선 낙지뿐 아니라 꽃게와 대게 내장의 중금속 축적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일반에 알려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 따라 해산물을 통한 중금속 섭취에 대한 주의가 환기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서울시와 보건당국(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각각의 안전관리기준을 적용하면서 수산물 안전관리에 허점이 노출된 것도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비해 두 기관이 각기 설익은 발표를 내놔 제철을 맞은 어촌과 영세한 식당가만 상처를 입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낙지머리 위해평가 어떻게 했나 = 식약청은 이번 위해평가에서 낙지 내장을 포함한 몸체에 대해 납과 카드뮴 검출량을 측정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연포탕이나 볶음요리에서 낙지 내장을 즐겨 먹는 점을 고려해, 그동안 내부적으로 먹지 않는 '비가식부위'라며 검사대상에 넣지 않은 낙지 내장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식약청은 내장을 포함한 낙지 몸체에 대한 안전관리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위해평가기준으로 WHO의 '잠정주간섭취허용량'(PTWI)를 적용했다.
PTWI를 적용한 결과 낙지의 경우 1.48%로 나왔으며, 다른 곡류와 가공품 등을 비롯한 전체 식품군을 통한 카드뮴 섭취량을 감안할 때 안전한 수준이라고 식약청은 해석했다.
우리나라 카드뮴의 식품군별 노출 기여도는 곡류 27.1%, 일반가공품 8.7%, 김치 및 절임류 7.7%인 데 비해 연체류 6.3%, 갑각류 1.5%로 낮아 낙지 내장을 많이 먹어서 카드뮴 섭취에 따른 위해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카드뮴 섭취량은 10.4㎍으로 일본 21.9㎍, 호주 19.7㎍, 영국 13.0㎍, 독일 12.4㎍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PTWI는 통상 보건당국이 중금속 함량이 높은 낙지 개체를 걸러낼 때 쓰는 안전관리기준과 달리 시중에 유통되는 낙지를 평생 일정량 먹어도 안전한가를 측정해 주는 종합 위해 평가 기준이라는 점에서 개별 낙지의 적합성 여부를 직접적으로 가려주지는 않는다.
식약청은 특히 낙지 67마리에 대해 내장부위와 가식부위 각각의 평균 검출량만 공개했을 뿐 각 개체별 카드뮴 절대량을 내놓지 않아 연체류의 위해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
식약청 관계자는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원자료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 식품안전 발표 신중요구 높아 = 서울시가 관리기준이 없는 사각지대를 조명했다고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보건당국의 종합 위해 평가결과를 감안할 때 섣부른 조사결과를 내놓아 애꿎은 어민과 식당가만 피해를 입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각 지자체가 안전관리기준이 없는 식품분야에 대해 충분한 개체수를 확보하고 보건당국이 조사한 국민의 전체적인 영양섭취 현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 무안 소재 '무안갯벌낙지 직판장' 사무국장 박기택(54) 씨는 "9~12월은 1년에 낙지가 가장 많이 잡히는 철"이라며 "서울시 발표로 무안일대 낙지상가에 손님들이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가뜩이나 농어촌 경제가 어려운데 서울시가 신중치 못한 발표로 낙지를 생업으로 하는 어민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며 공식사과를 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자체는 낙지를 비롯한 먹거리에 대해 검사하고 결과를 발표할 권한이 있다"며 "앞으로도 기준이 없는 식품안전의 사각지대를 발굴해 식약청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식약청이 내장을 먹는 식습관을 감안한 새로운 안전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식약청이 사용하는 연체류의 카드뮴 안전관리기준인 2.0ppm은 내장을 비가식부위로 보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내장을 먹는 식습관을 감안해 새로운 관리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국대의대 권호장 예방의학과 교수는 "카드뮴은 세계적으로도 위해평가와 관련해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오는 분야"라며 "유럽연합식품안전국(EFSA)의 경우 지난해 카드뮴 관리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안전관리기준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의 권장기준에 의거해 마련됐다"며 "앞으로 섭취실태를 반영해 변경해야 할 필요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낙지머리 유해성 논란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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