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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재계 반발

"인센티브로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해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0일 정부가 야심 차게 발표한 '제2차 저출산·고령화 사회 기본계획'에 대해 '인기영합적'이라고 비판하며 제동을 걸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경총은 노동문제 등과 관련해 사용자 측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단체인 만큼 경총의 반발은 재계 전체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 독식' 문제를 놓고 빚어졌던 정부와 재계의 갈등이 저출산 대책 쪽으로 옮아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총은 일단 정부가 내놓은 이번 저출산 대책이 이해당사자인 기업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는 데 불만을 나타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지만 기업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각종 저출산 관련 정책이 검증되지 않은 선심성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해 기업의 인력운용을 제약하고 고용창출 능력마저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법제화가 추진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의 경우 노사관계가 불안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조에서 이 제도를 오·남용해 집단적으로 요구하거나 단축할 수 없는 업무를 줄여달라고 하면 심각한 노사갈등을 일으킬 기폭제가 될 여지가 많다는 게 경총의 판단이다.

경총은 2008년 6월 시행된 파트타임 육아휴직제도의 활용이 저조한 것은 전일제 근로형태 위주의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인 데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법제화한다면 대기업 근로자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대ㆍ중소기업 간 복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진국보다 수준이 높은 육아 정책을 도입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 25위인 한국은 네덜란드(9위), 미국(15위), 영국(17위)에서도 무급인 육아휴직을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유급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경총은 밝혔다.

육아휴직 대상이 일본은 1.2세 미만, 프랑스와 독일은 3세 이하지만 우리나라는 만 6세 이하 취학전 자녀로 과도하게 확대한 것도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경총은 "여성근로자의 출산 전후 18개월 이상의 업무 공백이 일어나 대체인력 사용, 인건비 상승, 동료 근로자의 업무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제도가 현실화하면 기업이 여성 고용을 회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육아휴직 급여 인상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2011년 351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지만 경총은 "자체 추계결과 2011년 424억원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모두 4천840억원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또 산전후 휴가와 육아휴직을 마친 뒤 여성 근로자의 30∼40%가 퇴직하지만 자발적 퇴직을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학업, 이직, 시험준비 등 육아 이외의 목적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오·남용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민간기업에 육아시설 설치를 강제하는 국가는 없는 만큼 제재수단을 만들기보다는 직·간접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ㆍ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경총 관계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은 노사의 자율적 협의를 최대한 존중해야 하고 배우자 육아휴가는 연차휴가를 쓰도록 해야 한다"며 "일과 가정을 병행토록 한다는 저출산 대책이 오히려 여성의 취업기회를 좁히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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