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형 기자입니다.
취재파일에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지난 1년동안 미국 다녀온 뒤, 8월부터 국제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제부에서 일하다보면 하루동안 수 백여건의 국제 뉴스들을 접합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우리나라 기준으로 뉴스 가치가 있는 일부 소식들만 보도될 뿐, 나머지 대부분 뉴스들은 그대로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묻혀버리는 뉴스들 가운데, 관심을 갖고서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만한 소식들을취재파일에 올려볼까 합니다.
관련 글은 제 블로그에도 올라 있으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글입니다.
파키스탄 군(軍)이 오늘 성명을 발표하고 미군 당국과 가질 예정이던 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답니다.
으잉! 파키스탄군이 미군과의 회담을 취소한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군에게 파키스탄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랍니다. 그런데 회담을 취소한다?
사정을 보니 이렇습니다.
날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최근 파키스탄군 대표단이 이라크와 파키스탄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워싱턴 공항에서 미국 교통안전국으로부터 '부당한 보안 검색'을 당했다는 겁니다.
'부당한 보안검색'이라는게 어떤 내용인지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파키스탄군 대표단의 피부색 등을 보고, 혹시나 테러를 우려한 교통안전국 직원들이 이들을 곧바로 통과시키지않고 까다롭게 검색을 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때문일까요.
미 국무부가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미 자존심을 상한 파키스탄 군은 "부당한 검색 때문에 회담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대표단을 귀국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에앞서 지난 3월에도 미 국무부 후원으로 미국을 방문한 파키스탄 국회 대표단이 워싱턴 공항에서 추가 검색 대상으로 지목된 뒤, 2주 동안의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왜 미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우리나라 같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미군에서 정식 초청을 했다면 미 국무부에 당연히 통보가 됐을 것이고, 우리나라 같았다면 공항에서 파키스탄 군 대표단을 일사천리로 통과 시켜야했을텐데 뭐가 문제였을까?
더구나 개인간의 초청도 아니고, 정부가 공식 초청한 사안인데 말입니다.
아마도 제 생각에는 두가지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첫째는 원칙에 철저한 미국인들의 근무 방식, 둘째는 정부 기관간의 불소통(?)
자꾸 미국 생활을 들먹여서 죄송합니다만, 미국 생활을 하다보면 원칙대로 깐깐하게 일처리를 하는 공무원들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예로 우리나라 같으면 5분이면 끝날 일이 30분이상, 어떤 때에는 몇 시간씩 걸린다고 해야할까?
우리나라 같으면 답답하다할 정도인데, 미국 시민들은 그런 공무원들의 근무 방식에 별다른 불평을 제기하지않습니다.
일반 상거래의 경우에서도 속도전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속터질 정도로 답답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아마 그런게 아니었을까?
파키스탄군 대표단은 자신들이 정식으로 초청받았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입국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을텐데, 이들을 보고 뭔가 의심이 간 교통안전국 직원들은 원칙대로 하나하나 검색을 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보냈을게 뻔합니다.
그러니 파키스탄 군 대표단의 속이 얼마나 상했겠습니까?
"이것들이 우리를 테러범으로 보나?"
또 하나 미국 교통안전국(TSA)은 9.11테러 이후 생긴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입니다.
그런데 파키스탄 군 대표단을 초청한 쪽은 국방부이고, 이들과 외교파트는 국무부입니다.
이번 일에서 파키스탄 군 대표단과 관련된 정부기관이 제각각 이었던 셈입니다.
아마도 제 생각에 미 중부사령부측에서 국방부에- 국방부는 국무부에- 국무부는 국토안보부에- 국토안보부는 교통안전국에 통보를 했을 겁니다. 그
런데 현장에서 일하는 교통안전국 직원들이 원칙을 내세워 깐깐하게 검색을 하는 바람에 일이 틀어져버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상식적으로 공항에는 당연히 미 중부사령부측 요원들이 나가있었을 텐데, 이들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게 분명합니다.
미 국무부에서 뒤늦게 유감표명을 했다고는 합니다만, 이 문제 때문에 현장에서 근무하던 교통안전국 직원들은 아무런 처벌이나 징계를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근무수칙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일이 불과 몇개월 사이에 반복됐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사뭇 상황이 달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장에 국방부 직원이 나가 있었을 것이고, 큰 문제 없다 싶으면 곧바로 입국심사가 완료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공항에서 벌어진 검색 때문에 파키스탄 군과 미군 사이의 회담이 깨져버린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할까요?
파키스탄 군과 미국의 공항 검색
왜 그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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