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직군들이 여럿 있다. 경찰이 그렇고 소방관이 그렇다. 경찰은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소방관들은 화마로부터 시민들은 보호한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서 가장 가깝고 직접적인 안전 업무를 하고 있는 직군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은 아마도 119 구급대원들이 아닐까 한다.
많은 분들이 구급대원을 소방관들과 같은 사람들이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취재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업무가 엄연히 다르다. 물론 구급대원들은 일선 소방서 예하 119안전센터에 소방대원들과 같이 근무한다. (업무연관성이 있으니 당연하겠지만..) 그러나 화재출동이 주 업무인 소방대원들과 달리 구급대원들은 불이 났을 때는 물론이고 구급환자, 노숙자, 취객 등 인명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 출동한다.
아침9시.
1층 상황실 전광판에 '구급출동'이라는 글자가 뜬다. 동시에 사이렌이 울리고 '화재발생'이라는 말이 스피커를 통해 울린다. 구급대원은 3인1조를 이뤄 출동한다. 관내는 아니고 주변에 화재가 발생해 지원인력들이 현장으로 몰려간다고 한 대원은 설명한다. 출근시간을 갓 넘었지만 차가 막히는 상황은 여전하다. 사이렌을 울리고 하지만 앞에 서 있는 일반차량들은 좀처럼 옆으로 비켜서지 않는다.
답답해 하고 있을 즈음 차가 사이렌을 끄고 차선을 바꾼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작은 화재신고로 주변에서 해결이 됐단다. 다시 센터로 돌아간다. 돌아온 지 20분 됐을까. 다시 출동이다. 하지만 이번엔 화재가 아니어서 센터 스피커에서 사이렌이 울리지는 않는다.
찾아간 곳은 한강변 둔치. 60대 남성 노숙자가 다리가 아프다며 이들을 호출했다. 신분증이 없으면 병원으로 이송이 어렵다며 대원들은 신원을 묻지만 이 남성은 다리가 아프다는 말만 반복한다. 임시로 처방을 해주고 몸조리 잘 하시라며 일어선다. 30도가 넘는 여름. 대원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흐른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가까워 온다. 센터 안에 작은 구내식당이 있다. 식사 도중에도 출동할 수가 있어 외부에서 밥을 먹는 일은 좀처럼 이들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오후에는 백화점 직원이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고 한 아파트에서는 주부가 가슴통증을 호소한다. 대원들의 손길을 찾는 전화는 끊이지 않는다.
저녁이 되면 이들의 업무는 더욱 늘어난다. 기본 구급상황에 노숙자, 취객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밤 12시가 넘어가자 출동신고가 몰려든다. 한 택시정류장에 취객이 양팔을 벌린 채 누워있다. 깨워서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생긴 상황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병원으로 취객을 부축해 옮긴다. 차 안에서도 혈압 등을 체크하며 간단한 조치를 취한다.
이렇게 한바탕 전쟁을 치르면 아침해가 떠오르고 교대시간이 다가온다. 구급대원들은 24시간 2교대 근무를 하는데 센터별 차이는 있겠지만 한 팀에 소방대원과 구급대원이 합쳐 10명 남짓된다고 한다.
오전9시에 근무교대를 하며 전일 근무자들은 밤새 있었던 특이사항을 전달하고 당일 근무자들은 차량과 장비를 점검한다. 대원들은 자신들을 한번이라도 이용했던 분들은 무척 고마워한다며 그럴 때 자신들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출동했을 때 자신들을 귀찮아하고(불러놓고 귀찮아하는 건 뭔지…) 욕하고 때리는 분들도 간혹 있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내가 이들을 지켜보면서 며칠 따라다녔다고 해서 구급대원들의 생활 전체를 모두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들에게 동화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단 하나.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에 환자를 담당하는 그야말로 시민 안전의 최일선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돕는 것은 결국 우리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소한 119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뒤에서 오면 '저거 또 허위사이렌 아냐' 라는 생각보다는 '환자를 위해서라도 비켜줘야겠다'는 기초적인 생각부터 말이다.
구급대원 24시…사이렌 울리면 비켜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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