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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불 아들 "민홍규 서른 넘어 작업장 왔다"

"1987년 부친 작업장인 부산 고죽산방서 처음 봐"

초대 국새 제작자로 알려진 석불(石佛) 정기호 선생(1899~1989)의 아들인 목불(木佛) 정민조(67) 선생은 전 4대 국새제작단장 민홍규(56)씨가 석불의 수제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민조씨는 2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씨가 11살 때부터 15~20년 간 기술을 배웠다고 했다지만 내가 아버지의 작업장인 부산 '고죽산방'에서 그를 처음 본 건 민씨가 서른 살도 넘었을 때인 1987년쯤이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부친 작업장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일했다고 한다.

정씨는 민씨가 한두 달 간격으로 작업장에 드나들더니 세 번째 왔을 때 부친한테서 '옥새 동장학을 수렴하였노라'고 쓰인 한문 문서를 받아갔다면서 "무슨 술수를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우리 집이 무슨 학원인가, 졸업장을 써주게"라며 "아무런 증서 없이 작업장을 이어받아 일하는 나는 사기꾼이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600년 전통이란 말도 부풀려진 것"이라며 민씨가 2007년 펴낸 책 '옥새'에 나온 것처럼 완벽하게 정리된 계보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금·은·동·주석·아연이 들어가는 '오합금' 방식에 대해서도 "보기 좋게 꾸며냈다. 완벽하게 정해진 비율이나 비법은 없다"고 반박했다.

민씨가 제작한 국새를 두고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석을 사용한 흔적이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나와 아버지는 금 합금 도장을 만들 때 주석을 넣었다. 합금 비율을 정하는 것은 민씨 마음대로이지만 이 또한 엉터리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씨는 "나와 아버지는 도구 세 개만 있으면 나무부터 금도장까지 전부 팠다. 방송을 보니 민씨는 도구를 50개씩 늘어놓는 등 '보여주기'에만 신경 쓰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최근 부친이 초대 국새를 만들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증빙자료가 드문 건 6.25 때 소실됐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작성한 '고옥새간회정도'를 언론을 통해서 봤다. 이는 국새를 설계한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국새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정씨는 "아버지는 국새를 명예욕을 위해 만드신 게 아니다. 집에 가마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옆 대장간을 빌려 몇 달간 고생 끝에 만드시고는 몇 푼 안 되는 금일봉을 받자 '다시는 이런 일을 맡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투박하더라도 영혼을 담아 작업할 수 있는 장인을 택해 국새를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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