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가면 임플란트가 대세다.
나이가 적건 많건 일단 병원에서는 임플란트를 권한다. 이를 뽑고 옆에 있는 치아까지 갈아서(결국 멀쩡한 좌우 2개의 치아까지 손봐야한다) 치료를 하는 방식이 의사 입장에서도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환자들도 시원하게 이를 뽑고 내 이처럼 쓸 수 있는 새 치아를 박아 넣는 임플란트를 선호한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한 개에 수백만 원까지 가는 임플란트 가격 때문에 앓던 이를 뽑기는 커녕 끙끙 앓고 있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있었으니 몇년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치과보험이다.
매달 몇 만 원만 내면 20년 가까이 쓸 수 있는 임플란트 시술도 부담없이 받을 수 있으니 환자들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같은 보험이다. 물론 그렇다고 전액이 다 보장되는 건 아니다. 상품에 따라 치료액의 30% 수준에서 80%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환자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싸게 치료를 받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치료받는 치아의 갯수가 아니라 시술 횟수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 상품 약관이 바로 이런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함정이다.
방법은 이렇다.
오른쪽 마지막 어금니를 뽑고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하는 A 씨. 병원에서 2번만 치료를 받으면 깔끔하게 새치아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험금이 치료 횟수에 따라 지급되다보니 치료 횟수를 늘려달라고 의사에게 부탁했다.
서류상으로는 2주 동안 7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둔갑했다. 덕분에 한푼도 안 들이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병원측도 어차피 보험사에서 치료비가 지급되니 손해볼 것 없는 장사. 오히려 치료 횟수를 부풀려주는 병원에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의사와 환자가 짜고 보험사기'라는 자극적 제목의 이번 사건은 다른 보험사기와 조금 다르다.
그동안의 보험사기는 이른바 '나일론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엄살을 부리는 아주 기본적인 수법이 대세였다. 이번에는 대부분이 '진짜 환자'였다. 아픈 치아를 싸게 치료받고 싶은 진짜 환자들. 경찰에서 환자들과 병원 모두 자신들이 한 일이 '보험사기'라는 살벌한 죄목에 해당되는지 몰랐다고 한다.
임플란트 시술 한번 싸게 받으려고 치료 횟수 좀 늘렸더니 보험사기라고 하는 건 억울하다고도 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어렵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어르신들 임플란트 정도는 나라가 해줄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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