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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섭 전 여수시장 60일간 8개 시군 넘나들며 도피

광주·화순·부산·양평·속초·강릉 등 피해다녀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60일간 잠적했다 자수한 오현섭(60) 전 여수시장이 무려 8개 시·군을 옮겨다니며 도피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여수시내 야간조명경관사업 시공업체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오 전 시장이 잠적한 것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바로 다음 날인 6월19일이었다.

지인 이모씨, 하모씨의 도움으로 광주로 건너간 오 전 시장은 그날 곧바로 전남 화순군 산속으로 들어가 이씨가 친하게 지내던 김모씨 별장에 은신했다.

이곳에서 16일간 은거한 오 전 시장은 지난달 5일 자신의 도피 경로를 기획하고 은신처를 확보해준 이씨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자 급히 부산으로 몸을 피했다. 이동수단으로 별장 주인 김씨가 아는 또 다른 김모씨가 운전하는 차를 이용했다.

체포된 이씨가 행방을 함구하며 시간을 벌어주는 사이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운전기사를 자처한 김씨에게 부탁해 여수에 있는 고교 동창 송모씨의 주민등록증을 가져오게 하기도 했다.

도피생활을 이어가는데 다른 사람 신분증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부산의 여관을 전전하며 몸을 숨긴 오 전 시장이 서울로 다시 거처를 옮긴 때는 이씨가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린 지난달 8일.

하지만 오 전 시장은 서울에 와서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고, 곧장 인적이 드문 경기도 양평군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지내고는 이튿날 강원도 속초로 떠났다.

속초에서 별장 주인 김씨와 통화를 한 오 전 시장은 경찰이 뒤늦게 별장에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차량을 운전해주던 김씨와도 결별했으며, 단신으로 택시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했다.

강릉 버스터미널에서 승차권을 사는 장면이 CCTV에 찍히기도 했던 오 전 시장은 밤늦게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 자수할 때까지 40여 일간 서울에 머물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에서 여관을 전전했다고 하지만 어디를 다녔는지는 얘기하지 않는다"며 "현금 500만원을 들고 잠적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돈을 다 썼는지 확인하지 못했고, 통신 수단으로는 공중전화를 사용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이 60일간 잠적하는 동안 그를 도와준 지인과 친구 5명은 모두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됐으며, 이 가운데 최초로 도피 경로를 기획하고 은신처를 확보해준 이씨는 오 전 시장이 어디로 달아났는지 끝까지 함구해 구속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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