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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이병철 손자' 자살 직전 남긴 말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손자 이재찬 씨. 이 씨는 이틀 전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씨와 종종 대화를 나누곤 했다는 아파트 근처 슈퍼마켓 여주인을 만났습니다. 여주인은 이 씨가 5년 전 쯤부터 슈퍼를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기억하는 이 씨는 늘 혼자였고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이 씨는 가끔씩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할아버지가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이라고 말했고, 이혼한 아내와 아들이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돈이 많아 '돈병철'로 불렸던 할아버지와 달리 손자 이 씨는 3년전부터 외상빚을 지기 시작했습니다. 5년 전 처음 슈퍼를 찾았을 때는 지갑에 현금이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슈퍼 외상빚만 50만 원이 넘었는데요. 슈퍼뿐만 아니라 세탁소에도 이렇게 빚을 졌습니다.

슈퍼 맞은편 문구점 주인 얘기를 들어보니 최근엔 볼펜과 노트를 사러 왔다가 돈이 없어 그냥 돌아갔다고 합니다.

자살하던 날 새벽. 이 씨는 혼자 PC방에 갔다 오다가 슈퍼 여주인을 만났습니다. 이 씨는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 인생엔 '삼재(三災)'가 20년이라고...

삶이 괴롭다고 말하는 이 씨에게 그녀는 사람 사는게 다 그런게 아느겠느냐며 달랬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 마디 말을 주고 받은 뒤 이씨는 집으로 돌아갔고 5시간 뒤,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살아있을 때 외로웠던 고인은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외로웠습니다.

고인이 영안실에 안치되고 만 하루가 지나도록 외국에 있다는 가족과 삼성家 사람들은 고인을 찾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인의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씨가 자살한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사업에 실패한 뒤 처지를 비관했다, 가족간 불화가 있었다, 우울증이 있었다 등등.

이유가 무엇이든 죽음 앞에선 늘 쓸쓸합니다. 하지만 빈소 없이, 찾는 이도 없이 세상을 떠나는 고인의 마지막 길은 처량하고 초라했습니다.

발인식에는 아들 등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지만, 그 많은 삼성가의 친인척들은 아무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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