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버스를 타고가다가 우연히 재활용센터라는 간판을 보게 됐습니다.
거의 매일 지나던 길에 그동안 재활용센터가 있는지 몰랐는데, 그날따라 눈에 띄더군요.
마침 중앙차로에서 신호가 걸려 멍하니 간판을 바라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기 사람들이 얼마나 갈까?'
며칠 뒤에 재활용센터를 직접 가봤습니다.
어떤 물건을 파는지 궁금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오는지도 궁금해서 갔습니다.
재할용센터를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지역마다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 재활용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설문조사 결과를 확인해 보니, 16%정도 된다고 합니다.)
물건의 품질은 기대보다 훨씬 훌륭했습니다.
중고품으로 보이는 낡은 물건들도 있고, 새 것처럼 보이는 가구며 가전제품도 많았습니다.
가게 주인한테 "중고품인데 물건이 참 깨끗하다"고 칭찬했더니 주인이 "그거 새거에요" 하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재활용센터에서도 새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다른 곳에서도 새 물건을 팔까 궁금해서 몇 군데 더 돌아다녔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곳은 아예 '새제품'이라고 떡하니 붙여놓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중고품이면 저렴했을 텐데, 새 물건이다 보니 가격도 비쌌습니다.
재활용센터니까 누구나 물건값이 저렴하겠구나 생각할텐데,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때와 가격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규정을 찾아보니 재활용센터는 새 물건을 취급할 수 없다고 돼 있었습니다.
하긴, 명색이 재활용센터인데 새 물건을 판다는건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죠.
그런데 법을 어기고 버젓이 새 물건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고 관할 구청들에 물어봤더니 그럴리 없다며 펄쩍 뛰었습니다.
오히려 기자가 취재를 잘못한 것 같다며 절 가르치려 들더군요.
어느 업체에서 물건을 떼오는지, 공장에서 어떻게 들어오는지 일일이 설명을 한 뒤에야 '확인해보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공 재활용센터에서 새 물건을 팔면 피해를 입는 건 구청도 아니고 판매자도 아닙니다. 소비자만 피해를 봅니다.
중고품을 내놓으려 해도 재활용센터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들며 가져가지 않고, 저렴한 중고품을 원해도 비싼 값을 지불하며 새 물건을 사야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공공 재활용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자원을 나눠 쓸 수 있도록 돕는 곳입니다.
재활용센터가 자원 순환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자주 찾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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