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냐오냐하며 키웠더니 눈만 높고 게으르다'고 청년 실업자를 비난하는데 사실 우린 기성세대가 하라는 대로 한 죄밖에 없습니다."
혹독한 취업 전쟁에서 좌절한 청년들이 하나로 뭉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침묵하던 실업자, 아르바이트생, 인턴, 취업준비생, 단기취업자가 '청년'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노동조합까지 결성했다.
국내 최초의 청년 노동조합으로 불리는 '청년유니온'.
온라인 회원은 1천700여명이지만 실제 조합원은 100명 정도에 불과하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면서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하다고 여겼던 청년들이 실업자라는 '딱지'를 달고 노동조합까지 결성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청년유니온 김영경(30.여) 대표는 "먼저 미래의 주역 청년층이 가장 취약한 노동계층으로 전락한 사실을 진실하게 알리고 싶었다"며 노조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값싼 단기대책으로 청년의 고통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데 앞장서고, 기업은 경기를 핑계로 청년을 싼값에 이용할 궁리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데도 부모 세대는 '공부하면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을 나와야 잘 살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만 믿고 성실히 살았는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실업의 고통과 좌절감뿐"이라고 말했다.
'눈높이를 낮추라'고 말하는 또 한편의 기성세대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청년들이 대학 졸업을 위해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투자했다는 사실과 이 때문에 그들의 보상심리도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해달라는 부탁이다.
그는 "멋진 직장을 향해 학창시절을 달려온 20대가 저임금은 물론 평생을 '이류'로 낙인찍힐지도 모르는 중소기업 취업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료 청년들에게는 "더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지 말라"고 그는 직설적으로 주문했다.
그는 "스펙을 쌓으면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다고 아무리 최면을 걸어도 우리 사회는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는다"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인 청년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래의 주역을 청년이라고 부른다면 지금이라도 과감히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업자보다 취업준비생이 더 많은 우리나라 특유의 현실을 고려해 한 번도 직업을 가져보지 못한 취업준비생에게 구직급여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벨기에에서 썼던 '로제타 플랜'과 같은 청년고용할당제 도입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면 현재의 청년실업자의 1/7은 구제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자녀 직장 문제로 고민하지 않는 집이 없는 만큼 정치권도 심각하게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노동조합 활동으로 우리가 기성세대와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은 간절하게 기성세대와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청년유니온 "청년 백수들도 할 말 많습니다"
"오냐오냐하며 키웠더니 눈만 높고 게으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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