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조치가 의장성명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적으로 천안함 공격을 규탄한다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직접 북한을 책임주체로 적시하지 않는 '애매한 결론'이지만 전체적인 문맥상 '북한의 책임'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절반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안보리 대응조치가 최종순간 강대국들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귀결됨을 이번에 다시 확인해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명쾌하게 북한의 책임을 묻고 이를 한목소리로 규탄할 것으로 예상했던 국민들의 기대치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의장성명은 '형식'면에서 국제사회가 천안함 공격을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안보리 대응 자체에 소극적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한 가운데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북 컨센서스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러를 포함해 만장일치로 의장성명을 채택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남, 북, 미, 중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이해가 복잡하게 반영된 모호한 문안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측은 전체적인 문맥상 북한의 책임을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비난하는 내용이 충실히 반영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방점을 찍는 대목은 '안보리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비추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성명초안의 5항이다.
이는 직접적인 형식은 아니지만 북한의 책임을 적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게 정부의 시각이다.
곧이어 '결론적으로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는 7항으로 연결된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천안함 공격을 개탄하는 2항에 이어 5항과 7항으로 연결되는 문안의 흐름으로 볼 때 천안함 공격의 책임이 있는 북한을 규탄한다는게 전체적인 취지라는 얘기다.
정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목을 포함시킨 것을 외교적 성과로 보고 있다.
4항은 '이번 사건 책임자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돼있고, 8항은 '앞으로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런 공격이나 적대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외교가 일각에서도 당초 '공격(Attack)'이나 '규탄(Condemn)'이라는 표현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중국이 이번 문안에 합의한 것 자체가 진일보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의장성명은 지난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보다 훨씬 강력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의장성명 문안은 가장 핵심적인 대목인 '북한책임 적시' 부분이 빠져있다.
공격의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정작 공격의 '주체'에 대해서는 명시적 언급을 피함으로써 이번 성명이 갖는 '규탄효과'가 반감된다는 엄연한 평가가 뒤따른다.
특히 6항에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형식적으로 나마 북한의 입장이 반영됐다는게 냉철한 외교가의 평가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의장성명은 북한의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을 담으려고 총력로비전을 펴온 한.미.일과 북한을 지목해 규탄하는데 반대해온 중.러의 입장이 절묘하게 절충된 '정치적 타협'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특히 '공격'과 '규탄'이라는 표현 자체에 거부감을 보여온 중국은 두가지 표현을 허용하면서도 북한을 특정해 규탄하는데에는 끝까지 반대해 이를 관철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종의 중국의 '물타기 전략'이 어느정도 주효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안보리 대응조치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정치현실 속에서 우리 외교가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동시에 근원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사안의 본질에 대한 엄밀한 대처보다는 정치적 타협이 우선시되는 안보리에 회부한 것 자체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국면은 안보리의 대응조치가 마무리됨에 따라 한.미 동맹과 양자 차원의 대응조치로 무게중심을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천안함 사태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움직임도 시차를 두겠지만 서서히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보리 '천안함 의장 성명' 내용과 의미
냉엄한 외교현실 반영…'절반의 성과' 평가 주류, 천안함공격 규탄에 의미…문맥상 '북한 책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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