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당 측 이사들은 28일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한 여당 측 이사들의 일방적 이사회 진행을 중지하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수신료 인상에 대한 월권적 발언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면서 수신료 인상을 위한 4대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김영호, 진홍순, 고영신, 이창현 등 KBS 이사회의 야당 측 이사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KBS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수신료 인상에 있어서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광고 폐지 후 6천500원 인상안'을 강행 추진하려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여당 측 이사들이 수신료 인상안을 단독으로 일방 상정하고, 수신료 간담회와 워크숍도 단독으로 갖는다"면서 "이는 합의제로 운영되는 KBS 이사회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며, 이사회의 원만한 운영 책임을 지고 있는 이사장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6천500원 인상, 광고 전면 폐지안'을 지지하고, 수신료 인상이 연내 처리돼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최 위원장의 발언은 KBS 이사회의 고유 권한인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과정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며 국민의 합의를 전제로 한 수신료 인상의 민주적 절차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신료 인상을 위한 4대 전제조건'으로 ▲수신료 인상의 민주적ㆍ법적 절차 준수 ▲KBS 프로그램의 공정성 및 신뢰도 제고 ▲KBS 구조조정과 조직 운영의 효율성 강화 ▲수신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요구하면서 수신료 인상과 관련된 전문가 워크숍과 토론회, 국민 여론조사, 다양한 지역의 수신료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홍순 이사는 "우리는 수신료 인상 자체를 거부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오히려 이번만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그렇기 때문에 수신료 인상에 실패한 3년 전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해 인상안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자는 것이 우리의 진심"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이사는 "KBS가 가장 최우선의 안으로 내놓은 '광고 폐지 후 수신료 6천500원 인상안'은 KBS가 수신료 인상을 위한 근거로 삼은 BCG컨설팅의 중간보고서에는 없다가 최종보고서에 돌발적으로 삽입됐다"며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갑작스럽게 주문 생산된 이 안은 결국 KBS 광고를 폐지해 종합편성 채널을 지원하자는 의도로밖에 해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영신 이사는 수신료 인상을 위해서는 이사회 내부에서만 최소 2개월 정도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2007년에는 수신료 인상에 대한 초안이 2월에 나오고 5개월의 논의를 거쳐 7월9일에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결국 인상에 실패했다"며 "그만큼 수신료 인상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항이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KBS가 광고를 전면 폐지하는 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이사는 "광고 0%는 대단히 무모한 짓"이라며 "광고 유무가 공공성을 결정하지 않는다. 광고를 없애야 공공성이 확보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고 이사는 "광고 0%는 KBS를 망치는 안"이라며 "광고는 광고대로 두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이사는 "설령 이사회가 인상안을 일방 처리하고 국회에서도 날치기 처리한다고 해도 국민의 저항으로 징수율이 50%도 안되는 사태가 나면 어떡할 거냐"면서 "결국 공영방송 KBS는 죽고 종합편성 채널만 살아남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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