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이틀 전에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캘러머주 센트럴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진은 졸업식 직전에 이 학교 체육관을 깜짝 방문해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마치 유명 연예인을 만난 듯한 학생들의 놀란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교도 아닌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게 된 것은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습니다.
바로 센트럴 고교가 올해 '최고의 고교 졸업식 경쟁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인데요, 이 대회라는 것이 학생들의 대학진학과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어떤 학교가 가장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공립학교로 제한돼 있습니다.
즉, 그 해에 가장 많은 학생들을 대학에 진학시키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시킨 공립학교 졸업식에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하는 선물을 주는 셈이죠.
사회 진출을 눈앞에 둔 대학 졸업식보다 아직은 꿈이 더 많은 고등학교 졸업식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통령 당선만으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그들의 꿈을 진작시킬 좋은 얘기를 해준다는 것, 생각만 해도 유쾌하고 흐뭇한, 때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한 일입니다. 이 날 오바마 대통령의 축사 또한 젊은이들의 가슴에 새겨둘만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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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거인 여러분!
여러분중의 한명인 켈시양이 지역 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학교는 정말 대단한 학교라고 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천개가 넘는 학교와 경쟁해서 17만표 이상을 얻어 당당하게 1등을 차지한 여러분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모토(교훈)이 '누구에게나 항상 모든 기회를...'이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 피부색이 무엇이든, 어디서 왔든 ,부모가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여러분의 학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학생은 동등한 교육을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예외란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오늘 밤 여기 온 이유는 캘러머주 센트럴 고등학교가 새로운 세기에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를 성공적으로온 미국에 가르쳐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중 많은 학생들이 대학들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여러분 스스로 목표를 높게 잡고 성공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만들어낸 것입니다. 앞으로 전진하세요. 그게 여러분이 해야 할 일입니다. 성공할지 여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여러분들의 어깨에 놓여져 있습니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여러분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까를 오늘밤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제 자신의 경험과 여러분과 이 나라, 우리의 미래를 위한 희망에 근거해 몇가지 생각을 말하겠습니다. 우선 인생의 성공은 여러분이 어떤 재능을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주어진 재능으로 여러분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기 바랍니다.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얼마나 여러분의 능력을 극대화해낼지,진정한 재능은 바로 인내와 절제나 다름없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이기적 욕망을 정당화하고 모든 문제에 빨리 적응하도록 하는 분위기에서 살고 있습니다. 휴대전화와 아이팟으로 문자를 보내면서 자랐습니다. 클릭 한 번 하는 걸로 말이죠. 하지만 의미 있는 성공, 오래도록 계속되는 업적이라는 것은 순간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행운도 아니고 천재들에게만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매일의 노력,여러분이 만들어내는 기술과 쌓아가는 지식, 여러분의 에너지에 달려 있습니다.(여기서 오바마는 뉴욕 양키스의 데렉 지터와 발명왕 에디슨의 예를 거론합니다. 역시나 졸업식에서는 이런 얘기를 할 수 밖에 없겠지요..)
두번째는 어떤 핑계도 대지 말라는 겁니다. 여러분의 성공뿐 아니라 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세요. 열심히 공부한다고 모두가 1등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혼란스럽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책임을 돌릴 누군가를 찾는 게 가장 쉬운 일입니다. 저 선생은 너무 고지식해, 친구들은 나를 이해 못해, 저 코치는 좋아하는 애들만 기용해..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행태를 여러분은 매일 워싱턴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이름을 부르며 친근한 척 하다가 텔레비젼에서는 서로를 비난하는 사람들 말이죠. 모든 이들이 항상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죠? 여러분이 살고 있는 이 지역도 그런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었습니다. 얼마든지 핑계를 댈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학교들은 재원이 너무 없어, 우리 애들은 장점이 별로 없어...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어? 라고 말이죠. 여러분도 부모를 ,선생님을, 교장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여러분의 지역사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지적,사회적 능력을 더 확장해 가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비슷한 사람들과 놀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같은 교회에 다니고 정치적 견해를 공감하는데 그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다른 성장환경과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여러분의 영역을 확대하세요.
마지막은 여러분이 가진 것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보다 더 큰 무엇인가의 한 부분이 돼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니폼을 입고 우리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주기를 바랍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세요." 여러분이 성장해 갈수록 여러분이 이 사회와 뚝 떨어진 혼자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여러분이 이룩할 업적으로 여러분이 그동안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것들을 여러분의 후배들에게 되돌려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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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말했던 것처럼 그의 곁에는 케냐출신 아버지는 없었습니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자서전에서 오바마는 이 무렵의 자신을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한 떠돌이 같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20여년후에 이 청년은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무언가 잘못됐을 때 남을 탓하기 보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혼자가 아닌 집단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며 시민운동을 조직해 나가면서, 동시에 하버드대 법과 대학원 잡지의 흑인 최초 편집장으로서 자신의 지적 능력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면서 말이죠.
그런 면에서 오바마의 졸업식 축사는 흔해 빠진 훈계라고만 하기에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오바마의 센트럴 고교 졸업식 참석이 눈길을 끈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졸업생 대표가 한국 학생이었다는 점입니다.
한국명 이민경, 미국이름 신디 리양이 주인공입니다. 졸업생 대표로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를 받는 장면입니다.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더우기 이민경양은 미국에 온 지 4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미국 고등학교의 졸업생 대표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 과정까지 남모르게 자신을 혹독하게 단련시켜왔겠지요.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도 축사에서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한 신디양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3-4년전에 이 나라에 도착해 졸업생 대표가 된 신디양은 바로 이 나라의 혁신과 역동성,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디,우리는 정말로 그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졸업식 축사에서 남탓만 하는 워싱턴의 정치문화를 비꼬면서 따라온 백악관 기자들의 기사 욕구를 충족시키고, 동시에 젊은 졸업생들에게는 꿈을 안겨주는 오바마의 졸업식 축사는 정치인 오바마와 성공한 인생 선배 오바마의 두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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