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여대생이 미화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이른바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 18일 인터넷을 달구면서 종전의 마녀사냥식 사이버 재판이 재현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해당 여대생을 찾겠다며 '수사대'를 가동, 경희대 김모씨를 해당 학생으로 지목하고 신상 정보와 사진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렸다.
김씨는 이번 사건과 무관한 학생이었지만 누리꾼들은 신상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퍼 날랐고 그녀의 인터넷 미니홈피에는 몇 시간 만에 1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방문해 비난과 욕설을 쏟아냈다.
지난해 TV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라고 말했던 여대생의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학생이 다니던 대학 홈페이지가 해킹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던 전철을 밟는 형국이다.
김씨는 미니홈피에서 "계속 이상한 글이 올라와서 무서워서 탈퇴 후 재가입했는 데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모르겠지만.. 마녀사냥 재밌나요?"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가 확산되자 미화원의 딸은 "지금 인터넷으로 급속하게 퍼진 김XX 분은 해당 여학생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괜한 추측과 억측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지 마세요. 다들 진정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누리꾼들의 자제를 요청했다.
인터넷에서는 경희대 학생 전체를 싸잡아 '욕설을 일삼고, 무례하게 구는 집단'으로 낙인 찍는 패러디 유머까지 빠르게 퍼지는 등 제2, 제3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택시를 타자마자 운전기사에게 행선지를 말하지 않은 채 욕설을 퍼부으며 무조건 "빨리 가자"고 다그치는 승객이 있다면 경희대생이고, 어머니에게 욕을 하며 무조건 용돈을 올려달라는 학생이 있다면 경희대생이라는 식이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런 행태를 보며 '자제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있으며 미화원의 딸은 "글로 인하여 대다수의 선량하고 무고한 경희대 학생분들에게 피해가 간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건국대 의대 하지현 신경정신과 교수는 "감정을 자극하는 사건에 대해 누리꾼이 공격적으로 들끓는 것은 인터넷의 생리"라면서 "기본적인 상식으로 비판하되 사실 관계에 대한 명확한 확인도 없이 신상을 파헤치고 매도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희대 패륜녀'···마녀사냥식 재판 재현
전문가 "사실 확인 없는 인신 공격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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