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대통령이 13일 '국방개혁 2020'(국방개혁기본계획)의 전면 재검토 의지를 피력해 군 관계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첫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방개혁 2020 계획에서부터 모든 것을 현실에 맞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토론 중에는 국방개혁 2020의 전제중 하나가 남북관계 개선, 북한 위협 약화였던 만큼 이런 현실 변화에 맞춰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첫 번째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에서 국방개혁 2020의 전면적인 재검토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함에 따라 군은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개선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마련된 국방개혁 2020은 작년 6월 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수정됐으며 현재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재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개혁 2020은 군사력 건설의 방향성과 이에 따른 전력증강 계획의 조정이란 두 축으로 개선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초 이 계획은 2020년께면 북한의 현실적인 위협이 누그러지고 주변국의 잠재적인 위협이 점진적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제 아래 수립됐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한반도를 뛰어넘어 동북아, 나아가 세계적인 차원에서 그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력증강도 그에 맞출 것을 요구해왔다. 해군과 공군이 각각 내건 '대양해군' '항공우주군'이란 모토도 이런 방향성과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위협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수립된 이 계획은 천안함 침몰사고를 계기로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북한의 잠수함과 특수전 등 비대칭전력 대비에 등한시한 정책과 전력증강 계획을 추진하다가 한마디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주적'인 북한을 코앞에 둔 접적해역에서 군함이 '외부폭발'로 침몰한 터에 대양과 우주를 내세우는 건 구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런 인식 때문이다.
군이 당장 북한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음탐장비(소나)와 초계함의 레이더 성능개선, 소해(기뢰탐색.제거) 헬기인 MH60 도입 등을 추진하는 것도 전력증강계획의 우선순위가 조정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여기에다 백령도 등 서해 5도의 전력을 보강하고 특수전위협에 대응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제대로 된 외부위협 평가에 기초하지 않고 사고싶은 장비나 무기체계 개편 등 본론으로 들어간 것 아니냐"면서 "그러다 보니 사고 싶은 욕심에 비현실적으로 예산 책정이 되어 있는 것이고 지금과 같은 국가위기나 안보사태를 제대로 예측하고 있는지에 대한 예측과 평가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방개혁 2020의 손질이 단순히 방향성과 전력증강 계획 조정으로 끝나지 않고 군의 조직과 예산, 문화 등 전반에 걸친 고강도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이 회의에서 "특히 군 장성은 관료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군은 싸우면 이겨야 하고 국가에 충성심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관료화되면 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군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군 지휘관들에 대한 확고한 정신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 군을 잘 개혁해보려 했지만 모두 용두사미로 끝났는데, 그게 군의 관료주의와 비효율, 연고주의를 제대로 타파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이런 것을 다 생각할 때 국방개혁 2020의 기간과 콘텐츠를 모두 재검토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국방개혁 2020' 전면 재검토 의미와 전망
"국방개혁 2020, 현실맞게 해결 필요" "개혁방향성-전력증강계획 우선 손질…고강도 개혁 뒤따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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