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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7천만원 벌금' 부과…무슨 속셈일까

전문가 "북한법 체계상 무리"…석방 대가 겨냥한 포석?

북한이 불법입국 혐의로 억류해온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30)씨에게 8년 '노동교화형'과 함께 북한 돈 7천만원의 벌금을 물려 주목된다.

최근 알려진 북한의 공식 환율(1달러당 100원)로 따져도 이는 미화 70만달러, 한화 7억8천568만원(달러당 1천122원40전 기준)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북한 형법 전문가들은 '노동교화 8년'의 중형과 거액의 벌금형을 병과한 것이 북한법 체계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이들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의 형법은 사형, 무·유기노동교화형, 노동단련형(2년 이하)을 기본으로 하고, 선거권박탈형, 재산몰수형, 자격박탈형, 자격정지형을 함께 부과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형사법에는 '벌금형'의 개념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북한의 '벌금형'은 형법상 처벌 수준에 미달하는, 경비한 행정 위반을 제재하는 수단으로 남한의 '과태료'나 '과료'와 비슷한 개념이다.

북한에는 특별법으로 '출입국법'이 있는데, 외국인이 이를 어길 경우 죄가 가벼우면 벌금을 물리고, 무거우면 국외추방하거나 형사책임을 지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리상 이 조항은 벌금과 형사처벌을 병과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이 법의 위반이 중해 형사처벌로 넘어갈 경우 '비법국경출입죄'(3년 이하 노동교화형)와 '조선민족적대죄'(보통 5∼10년 노동교화형, 무거우면 10년 이상)가 적용돼, 동일한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받은 곰즈씨의 경우 벌금형을 이중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법대 이효원 교수는 "기존 북한 형사법 적용 사례 등을 볼 때 이번 판결에서 벌금을 병과한 것은 상당히 예외적이며 무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의 연장선에서 언젠가 북한이 곰즈씨 석방 문제를 미국 측과 협상할 때 '벌금 7천만원'의 대납을 요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1996년 술에 취해 압록강을 건너 입북한 미국인 에번 헌지커씨를 간첩 혐의로 억류한 뒤 석방 대가로 '형사상 벌금' 10만달러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숙식비' 명목으로 5천달러만 주고 헌지커씨 신병을 인수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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