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차별에 항의하며 야쿠자를 총기로 살해했던 권희로씨가 26일 부산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이재현(63)씨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권씨 후원회장을 역임했던 이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편지를 한차례 보냈는데 반송이 되고 전화번호도 바뀌어 연락도 안 됐다. 부산에 내려가서 꼭 만나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니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만나뵙지도 못해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는데 이런 비보를 들으니 눈물이 난다"며 흐느꼈다.
권씨의 석방을 도와 2009년 대한민국 인권상까지 받았던 이씨와 권씨의 인연은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던 이씨는 권씨 후원회가 결성된 지 2년 뒤인 1970년 김씨 수감 내용의 보도를 접하고 후원회에 가입, 1975년부터 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회장을 맡은 뒤 권씨 석방을 위해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을 상대로도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사비까지 털어 일본으로 건너가 권씨 면회도 했고 당시 야당의원이던 고(故)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해 30여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일본 측에 제출하는 등 권씨 석방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이씨는 "권 선생님은 일본에서도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했다"며 "일본에서 민족 차별을 당하는데 우리 동포가 당하면 되겠느냐고 강조했던 분이다. 나라 사랑과 그리움이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또 "권 선생님이 제게 석방 운동을 해줘 매우 고맙다는 말씀을 했다. 일본에 있는 어머니 묘소에도 가고 싶어했는데 그런 분이 이렇게 떠나 안타깝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합병증 등으로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조만간 부산에 직접 내려가 권씨의 빈소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부산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조문할 생각이다. 지금 일본에 있는 (권씨) 동생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희로씨 석방 도운 이발사 "눈물 난다"
이재현씨 "나라사랑과 그리움 엄청났던 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