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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고발대회'서 쏟아진 교육비리 백태

8억대 불법찬조, 교장실 호화 조성, 교사 회식비 등

18일 서울 종로구 건강연대에서 열린 '교육비리 시민 고발대회'에서 일선 교육현장의 다양한 교육비리 사례가 폭로됐다.

전교조와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등 36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 공개된 비리 유형은 불법찬조금, 호화 교장실 조성 목적의 교수학습비 전용, 납품비리, 수학여행 리베이트 등이다.

가장 악취가 풍기는 사례는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 학부모가 참교육학부모회에 알린 내용이다.

외고 학년 임원을 지냈다는 이 학부모는 2007년 한 해에만 불법 찬조금 8억7천만원 가량이 학교 차원에서 조성됐다며 2005∼2007년 3년간 기록한 불법 찬조금 모금 내역과 지출결산서 증빙자료, 통장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찬조금 모금 내역을 보면 2007년에 임원단 회장, 총무를 통해 학급당 4명인 임원 학부모에게서 40만 원씩을, 모든 학부모한테서는 학급회비·논술지도비 명목으로 43만5천원을 거둬들였다. 이렇게 1년간 조성된 불법 찬조금은 3개 학년 합쳐 8억7천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찬조금은 졸업식 사진촬영 이후 교사회식비, 스승의 날 감사비와 교장·교감 선물 비용, 회식비, 대학관계자 관계 유지비, 여름방학 교사 휴가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8억7천만원은 국제반 4개를 제외한 일반학급에서 조성한 것이어서 국제반까지 포함하면 모금액수는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학부모단체들은 학부모들한테서 일률적으로 돈을 갹출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찬조금이라고 지적했다.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운영위원회 규정안과 시행령, 교과부 지침에서 말하는 찬조금은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것이므로 학부모의 일괄 갹출은 금지돼 있다. 특정 외고가 아니라 모든 외고에서 불법 찬조금 납부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찬조금이 학교발전기금에 공식적으로 입금된 게 아니라 학부모 개인 통장으로 일정금액이 들어갔기 때문에 불법이며 이런 돈이 발전기금에 들어갔다고 해도 회식비 등에는 쓰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고 관계자는 "황당하다. 그럴 리가 없고 지금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있을 뿐 다른 학부모 모임은 없다"며 석연찮은 해명을 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수학습비와 학교시설비를 이용해 교장실을 교실 두 개 크기로 넓히고 화려하게 리모델링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학교는 작년 말 교수 학습비 1천876만원, 학교시설비 1천792만원을 전용해 교장실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교수학습비 1천99만원은 교무실 내장 공사와 가구구매 등에 썼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교장의 묵인 아래 학부모 단체 '체육진흥회'에서 560만원 상당의 불법 찬조금을 만들어 행사 떡, 화환 구매 등으로 사용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지방의 몇몇 사립대학이 기자재 구매 때 납품가를 부풀려 차액을 챙기는 등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거나 족벌ㆍ지인으로 이사를 구성해 법인이사회와 대학운영을 장악한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어제 발표한 교육비리 근절 대책은 학부모 불법찬조금, 시설 및 납품 비리, 사립학교와 기간제 채용 비리 등 만연한 교육 비리에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재탕, 삼탕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차라리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의견을 수렴해 나가야 한다"며 "학교가 구성원의 자율적인 참여 속에 민주적으로 운영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장학사 제도 등 낡은 교육행정 시스템을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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