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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받은 '혜진·예슬' 친구들 '악몽 탈출'

당시 외상후 증후군..가위 눌리고 불면.복통 호소…상담교사들 "보호받는 느낌 주며 불안감 덜어줘"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사건으로 가족과 친구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우려되는 가운데 2년 전 안양 어린이 유괴살 해사건 피해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3월 25일 경기도교육청은 정성현(41)에게 유괴살해된 이혜진(당시 11세) .우예슬(9)양이 다녔던 안양 명학초등학교(전교생 853명) 3,5학년 160여명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10명씩 집단상담 방식으로 실시된 심리치료는 자기소개와 그림.독서치료,  자기긍정 등 총 4회차로 나눠 하루에 4시간씩 일주일간 시행됐다. 

당시 상담치료에 투입됐던 용인교육청 위센터의 최원현 교사는 "한 학급에 서너명씩 가위에 눌리는 학생들이 있었고 원하는 색을 칠해보라 했더니 절반가량이 갈색과 검은색, 붉은색을 택해 공포와 불안, 슬픔을 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심리치료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가르치는 것을 중점으로 진행됐다. 

그 중 하나가 마거릿 홈즈의 동화 '끔찍한 것을 봤어요'를 통한 독서치료.

너구리 '담담이'가 끔찍한 것을 본 다음 괴로워하다가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서히 나아진다는 이야기다. 

배은경 당시 안양교육청 소속 상담교사는 "사건 이후 불면증이나 두통,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면서 "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전형적 증세로 정신적 고통을 터놓고 이야기함으로써 죽음과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리치료가 끝난 다음 "이제 가위 안 눌린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또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과 좋아하는 선생님 등을 적게 해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점을 상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전문상담교사를 통한 상담치료는 5학년만 시행하고 끝났다. 

이윤형 당시 명학초 교장은 "자연스럽게 잊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아픈 기억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심리치료를 계획보다 일찍 마무리지었다"고 말했다. 

대신 각 반 담임교사들이 전문가로부터 심리치료 교육을 받도록 해 나머지 학생은 필요할 때 교사들이 직접 상담했다고 한다. 

명학초 관계자는 "1년간 일주일에 한 번가량 일대일 상담을 했다"면서  "학생들이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고 부모의 권유로 상담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예슬.혜진이와 친했던 아이들을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괜찮으냐'고 묻고 걱정거리가 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이 발생한 후 학교 측은 오히려 자중하는 분위기다. 

백일선 교장은 "이제 겨우 아이들이 아픈 기억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그 기억을 끄집어내고 싶지 않아 언론 인터뷰를 사양하고 학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와도 관련된 이야기를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은 이양이 다녔던 초등학교와 진학 예정이던 중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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