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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 통이면 7억5천만 원!!!

2000년대 초반, 한 때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찍어 포상금을 받는 이른바 '카파라치'가 유행한 적이 있다.

어찌나 열기가 대단했던지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위반 차량을 찍어야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지 '기술'(?)을 전수해주는 '카파라치 학원'까지 등장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쓰레기 무단 투기를 신고하는 '쓰파라치', 과다 수강료 학원을 신고하는 '학파라치'까지 신고포상금을 노린 각종 '파라치'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고액 포상금의 대명사를 들라면 역시 간첩신고를 빼놓을 수 없다.

어렸을 때 관공서와 학교를 비롯해 거리 곳곳에 붙어 있던 포스터를 보면서 거액의 포상금에 놀라곤 했다.

나이들어 군에 가서도 '간첩=휴가'라는 간부들의 정신교육에 간첩이 '로또'라도 되는 양 선후임병들과 떠들던 기억이 난다.

간첩신고 포상금은 얼마일까?

포스터에 적힌 것처럼 간첩선 최고 1억 5천만 원, 간첩은 최고 1억 원이다.

지금도 역시나 큰 돈이다.

하지만 이와는 비교도 안되는 거액의 신고포상금이 있다. 무엇일까?

바로 선거범죄 신고다.

공직선거 규칙에 따르면 선거범죄 신고자에게 원칙적으로 최대 5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선관위는 광역단체장 5억 원, 기초단체장 3억 원, 지방의원 1억 원 등 선거범죄 포상금지급 내부지침을 세분화했다.

여기에 당선자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이미 지급한 금액의 절반 범위 안에서 추가로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같은 광역단체장 선거범죄를 신고해 당선 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최고 7억 5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 같은 기초단체장은 최고 4억 5천만 원, 지방의원은 최고 1억 5천만 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로또가 따로 없는 셈이다.

수치상으로만 따진다면 선거 비리로 선출된 광역단체장 1명의 해악이 간첩의 7.5배나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확한 비유는 아닐지라도 선거비리는 우리 사회의 근간인 민주주의를 좀 먹는다는 점에서 그 폐악이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돈 선거로 폐가망신하는 건 선거 출마자만이 아니다.

유권자도 선거철에 아무 생각없이 행동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9일 대학생 37명이 스포츠 홍보행사에 참석해 저녁을 먹었다가 과태료로만 2천2백만 원을 부과받았다.

지역 협회장이 모 스포츠 종목 홍보 명목으로 불러 모은 자리에 아무 의심없이 따라갔다가 3만3천원짜리 고기와 냉면을 얻어먹고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69만 원까지 과태료를 물게 됐다.

자리 주선자의 고교 선배라는 사람이 회식 자리에 찾아와 명함 돌리고 홍보성 발언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이번 지방선거의 예비후보자였다. 저녁먹다 정치인 인사말 한 마디 들은 정도로 생각했던 학생들로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식사비의 50배...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은 뒤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검찰과 경찰, 행정안전부 등 7개 관계기관 회의에서 부정선거 단속 강화와 함께 지방선거 공천헌금, 금품.향응 제공 등 선거범죄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포상금 지급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철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나 길거리 할 것 없이 곳곳에서 홍보전으로 북적거릴 것이다.

잘만 살피면 그 속에 나라도 위하고 돈도 버는 그야말로 '로또'가 숨어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스로 부정선거 감시단이 돼 과태료도 피하고 포상금도 노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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