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고속도로 표지판 교체 작업을 추진해왔는데요. 그 표지판 개선안 내용이 어제 공청회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은, 고속도로 표지판의 출구 정보를 강화하고, 대신 직진 정보를 간소하게 만들어, 읽기 쉽게 바꾼다는 겁니다.
도로공사는, 기존 표지판이 많은 정보를 담으면서 너무 복잡하게 돼 있어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고, 사회적으론 고령화로 인해 고령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이들의 표지판 판독률이 낮아,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걸, 교체 추진 배경으로 내세웠습니다.
어제, 전, 새 표지판이 시범적으로 설치된 고속도로 현장과, 표지판 교체를 위한 공청회를 다녀온 뒤, "출구 중심 표시"란 제목으로 관련 리포트를 했습니다.
아주대와 단국대 연구팀이 도로공사의 주문을 받아 연구한 결과가 개선안의 주요 내용으로 제시됐는데요. 모두에 언급한대로 과다한 직진 정보를 줄이고, 출구 중심으로 정보를 단순화하고, 국문과 영문이 혼재돼 있는 현재 표기방식도 바꿔서 내국인이나 외국인 모두 읽기 편하게 만들고, 표지판 자체의 크기도 넓혀서 여백을 기존보다 2.5배 늘려, 읽기 쉽게 만든다는 내용 등입니다.
눈길을 끈 건, 검증 내용이었는데요.
안구운동조사를 통해 표지판을 다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거였는데, 기존 표지판은 평균 4.42초, 개선안은 3.37초가 걸리는 걸로 나타났더군요.
1초 이상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얘긴데, 그만큼 정보를 놓쳐서 운전의 불편이 나타날 확률이 적어지는 거죠.
음... 그럼, 교체로 인해 문제는 없을까요?
사실 공청회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출구 중심'이란 전제엔 대부분 동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큰 방향엔 이견이 없다는 거죠.
한 전문가는 대신 "너무 성급하게 교체하면, 운전자들의 인식이 자리잡기 전에 바뀐 표지판 때문에 오히려 혼란이 생길 수도 있는만큼, 적응기간을 길게 둔다는 차원에서 교체 자체를 긴 시간을 두고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교체 비용은 어떨까요? 어제 전 국토해양부 관계자에게 교체 비용을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아직 모르겠다"더군요.
"수백억 원이라고 보면 되나요?" 이렇게 바꿔 물어봐도, 이 관계자는 "아뇨, 그렇게 단정하시는 것도 좀..." 이렇게 즉답을 또 피해갔습니다.
교체 비용을 얘기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습니다.
자, 보도가 나간 뒤, 네티즌들의 댓글을 봤습니다.
SBS 게시판이나 미디어다음 같은 곳에 올라온 댓글들을 보니, 3분의 2 이상이 "요즘 대부분 차량에 내비게이션도 달고 다니고, 지금도 사실 큰 불편을 못느끼겠는데, 굳이 큰 돈을 들여서 바꿔야하는 이유가 뭐냐?"는 거더군요.
"간판업자 좋은 일 시킬 뿐"이란 글들도 있었구요.
교체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14년만의 표지판 교체...
아직 공청회 단계라 구체적인 개선안 확정까진 시간이 남아 있는데요.
(정부 방침은 올해 상반기중에 개선안을 확정하고, 도로표지규칙도 바꾼다는 겁니다...) 비판적인 시선도 엄존하는만큼, 도로공사와 정부가 "편리해진다"는 것만 앞세우기보단, 한번 바꾸는 거, 꼼꼼하게 따져볼 시간을 두고 교체를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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