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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에 20년"…'탄광촌 화가'를 만나다

<8뉴스>

<앵커>

그림 한 점, 한 점을 완성하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면 말 그대로 인생이 담긴 작품일 겁니다.

80년대부터 이렇게 지금껏 태백에서 활동하며 탄광촌의 모습을 담아온 화가 황재형 씨를 유재규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기자>

붓을 쓰지 않고 나이프로 물감을 치는 거친 터치, 힘든 노동 이후 양철 도시락을 먹는 광부의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24년만에 완성됐습니다.

[황재형/화가 : 진정한 노동의 가치,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보람으로서 맞이 할 수 있는 노동의 가치를 이 한 숟가락의 의미로 같이 연결시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80년대 3년 동안 광부 생활을 하기도 하면서 유화 물감에 탄가루와 흙을 발라 사실감을 극대화한 작품들은 그에게 '탄광촌의 화가'란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우리들 마음속에 깊게 뿌리 박혀진 어떤 상처속의 고향, 아픔속에 놓지 못할 진실,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24년에 걸쳐 그린 철암역 모습.

작가가 처음 스케치를 시작했던 88년의 모습이 담겨있지만 카지노와 스키장이 들어서면서 태백의 풍경은 이제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화가는 사람 그림을 줄이는 대신 텅 빈 골목길과 작은 텃밭, 강원도의 산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탄광촌 사람들을 통해  진지하게 삶을 성찰해왔던 화가는 이제 '흙과 대지' 속에 살아 숨쉬는 생명을 캔버스에 담으려 합니다.

[백호가 마구 뛰어가는 아주 신나는 백두대간을 아마 그리게 될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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