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기억하는 학교-아이들이 봐야 할 '피아노의 '
자연-친구 빼앗긴 아이들에게 사랑-마음 되찾아줘야..
짧디 짧은 겨울방학이 끝나고 초, 중, 고교가 개학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다시 어쩔 수 없이 치열한 경쟁과 사교육에 몰입된 학교로 향합니다. 그런데 학교 앞에는 누가누가 어떤 유명한 상급학교에 진학-합격했다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습니다.
고등학 교는 소위 '명문'이란 대학에, 중학교는 과학고-외고에, 초등학교는 국제중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보냈는지를 자랑삼고 있습니다. 한 개그프로에서 유행이 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1등이 아닌 아이들은 몸소 학교 앞에서 체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학교와 아이들에게서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 모짜르트를 넘어 자신만의 피아노 연주로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이치노세 카이와 같은 따스한 마음을 가진 피아니스트가 나올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지난 2007년 일본에서 개봉한 뒤 한국에서는 2008년 10월 개봉한 '피아노의 숲'은, 지난해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도 초청받은 바 있습니다.
마코토 이시키의 원작을 영화화한 이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은,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살아가지만 꿋꿋하게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와 함께 자라온 '천방지축' 이치노세 카이의 이야기 입니다. 동경에서 전학 온 유명 피아니스트의 아들인 아마미야 슈헤이를 만나그와 진정한 친구가 되고, 13년 전 불의의 사고로 더 이상 숲 속에 버려진 자신의 피아노를 연주하지 못하게 된 음악선생 아지노 소스케를 통해 피아노의 세계를 빠져들게 됩니다. 고된 레슨 등으로 피아니스트 집안에서 태어난 것을 원망하고 피아노를 적으로 생각했던 아마미야가 피아노를 진정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전국학생 피아노 콩쿨에 나가게 된 주인공 이치노세 카이가 틀에 박힌 모짜르트 소나타 310번을 연주해 입상하기 보다 모짜르트의 망령까지 감동시킨 숲 속의 피아노 연주는 획일적인 국,영,수만을 강요하는 한국에서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일 같아 소름까지 돋을 정도였습니다.
피아노 가 남들이 알아주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함께 재미삼아 놀 수 있는 자신만의 피아노란 것을 깨닫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배움과 그 가치는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 해주기도 합니다.
특히 '피아노의 숲'은 영화의 OST를 위해 드보르작이 태어난 체코 프라하까지 날아가 체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영화음악을 만들어 냈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애니메이션을 위해 피땀 흘려 그 안에 영혼과 마음을 담아내려 한 사람들이 있기에 '피아노의 숲'이 많은 이들이 또 보고 또 보는 영화로 찬사를 받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뜨거운 찬사를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찾기란 쉽지 않지만, 곳곳에서 뒤틀린 학교와 교육을 뒤돌아보고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 지고 있음은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학교에서 아이들이 학업성적 때문에 서로 눈치보며 경쟁하지 않고, 거친 세상 때문에 잊어버린 마음과 친구를 되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공부비법과 학원광고를 일삼는 드라마에 몰입하기 보다...
이장연 SBS U포터
http://ublog.sbs.co.kr/friday1519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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