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아이티의 상황은 이제 조금씩 조금씩 회복돼가고 있지만, 많은 아이티 국민들은 극도의 좌절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서 죽어가는걸 바라만 봐야 했던 한 아이티 청년을 김도식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기자>
외교관을 꿈꾸는 24살의 아이티 청년 루이 조나단.
루이는 오늘(26일)도 여자친구 달리 양이 다니던 대학교를 찾았습니다.
달리 양이 숨진 곳입니다.
지진이 난 다음날 달리 양이 여기 매몰됐다는 사실을 알고 부리나케 달려왔습니다.
손으로 건물 잔해를 뒤집으며 몸 하나 들어갈 공간을 겨우 만들었습니다.
10여 미터를 기어들어가자 여자친구가 아직 살아 있었습니다.
[루이 조나단 : '제이' 하면서 나를 불렀어요. '어디 있어?' 하고 물었더니 '여기 있는데, 나갈 수가 없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어때?'라고 물었는데….]
달리 양은 하반신이 건물 더미에 깔려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두 연인은 세 시간 동안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안타까운 사랑의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가까이 가서 입을 맞추고, '내 사랑, 나를 잊지마'라고 했습니다. '제이, 좋은 여자 만나 잘 살아'라고 하더군요.]
달리 양이 남긴 마지막 말은 "배가 너무 고프다"는 것이었습니다.
[배가 고프다고 해서 치즈 조각을 줬더니, 그걸 먹고 숨을 거뒀어요.]
지진 발생 14일째.
달리 양의 시신은 아직도 무너진 이 건물 더미 밑에 깔려 있습니다.
달리 양의 부모는 딸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절망 속에서 이 도시를 떠났습니다.
(영상취재 : 임문빈,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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