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최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낸 것을 계기로 노조법 후속 논의에 본격적으로 참여할지 주목된다.
26일 노동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노조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 제출 시한인 지난 21일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 시간의 노조 활용 재량권 보장 등 각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단체 입장을 전달하는 의견을 냈다.
민주노총은 건의문을 통해 산업별 연합단체·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산업별 단위노조에 근로자를 파견한 경우 타임오프 한도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단체협약에 별도로 정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위원 추천 및 자격 기준과 관련해 공익위원은 노동조합 및 사용자단체가 각각 후보를 추천한 뒤 양측이 차례로 원하지 않는 인사를 배제하고 남은 후보를 위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가공무원법 제 33조에 해당하는 자를 위촉할 수 없도록 한 근로면제위원의 결격사유 조항도 시행령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법은 임용 결격 사유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유예가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노조가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일 6개월 전부터 사용자에게 교섭 요구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고, 교섭대표노조로 결정된 날로부터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했을 때 교섭대표노조가 아닌 노조가 교섭 요구를 하더라도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교섭에 응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했다.
개정 노조법의 시행 저지와 재개정을 공언해온 민주노총이 이처럼 노조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적극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후속 논의에도 계속 참여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노동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타임오프 한도 설정이나 타임오프 총량을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수 등을 정하기 위한 후속 논의는 노동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구체적인 방식을 모색하는 자리이므로 민주노총 또한 참여해 입장을 최대한 관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노사정 합의에서도 배제되고, 자신들의 주장이 반영되지 않은 채 노조법이 개정되자 "개악된 노조법의 시행저지와 재개정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런 반발과 무관하게 후속 작업이 진행되면서 원칙 고수와 실리 추구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이번 의견 제출을 근거로 '개정 노조법 시행 저지 및 재개정 투쟁'이라는 원칙을 공언해온 민주노총이 현실을 인정하고, 시행에 대비하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
하지만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수정의견을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민주노총이 노조법 후속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집행부 선출을 전후로 내부 의견을 정리할 시간과 지금까지의 공식 입장을 뒤집고 노조법 후속 논의에 참여하기에 앞서 구성원들을 설득할 명분도 필요한 만큼 이번 의견 제출은 집행부 교체 등의 변수가 산재한 상황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시행령 내용을 확정하면서 민주노총이 제시한 의견을 얼마나 반영해줄지도 후속 논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 중 하나다.
민주노총이 다음 달 구성될 예정인 근로면제위에 참여할지, 아니면 개정 노조법 시행 저지 및 재개정 투쟁을 고수할지는 28일 차기 집행부가 구성되고 나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민주노총, 노조법 후속 논의엔 참여하나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안 조목조목 의견 제시, 28일 차기 집행부 선출 전후로 가닥 잡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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