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확립을 강조해온 경찰이 범죄 후 도피 중인 기소중지자들을 허술하게 관리해 범죄자들이 처벌을 모면하는 등의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기소중지자들은 강·절도와 사기·횡령 등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경찰 수뇌부가 그동안 공언해온 민생침해 사범 근절 의지가 일선 치안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북부지검은 지난해 9∼12월 관내 5개 경찰서를 대상으로 지난 10년간의 기소중지사건 관리상태를 점검해 사건을 방치한 혐의(직무유기)로 서울 모 경찰서 김모 경위를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소중지는 공소 조건을 갖추고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충분하더라도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 불명 등의 사유로 수사를 끝낼 수 없을 때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검사의 처분을 말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 경위는 2004년 허위세금계산서로 9천여만 원을 탈세한 혐의로 수배된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나서 수배를 해제하고는 아무 조처를 하지 않는 등 이 기간 총 55건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 경위는 지명수배된 피의자를 붙잡아 수배를 해제하고서도 수사를 하지 않거나 기소중지자에 대한 수배 입력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를 비롯해 김씨가 맡은 사건의 피의자 일부는 직무유기 탓에 범행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을 피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5건 이상을 같은 방식으로 방치한 경찰관 8명을 징계하도록 소속 경찰서에 통보했다.
검찰은 점검 결과 86명의 경찰관이 모두 365건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5건 이상을 처벌 대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직무유기'의 유형별로는 피의자를 붙잡았을 때 수배를 해제하고서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사건 재기신청을 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한 것이 126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배 입력 자체를 하지 않은 것도 122건이었다.
여러 혐의가 있으면 수배자 전산망에 장ㆍ단기 시효를 함께 적어넣어야 하는데도 단기 시효만 적는 방식으로 공소시효를 잘못 적어넣은 사례도 117건에 달했다.
모 변호사는 "기소중지자들이 재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연고선 추적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도 검거된 수배자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은 민생침해범죄 척결 의지가 미약함을 보여준 사례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찰 수배자 관리에 '큰 구멍'…365건 방치
검찰, 기소중지 방치 서울 경찰관 86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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