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조법) 개 정 시한인 12월31일이 열흘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통과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20일 노동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노조법 개정 방향에 대한 노사정 합의가 이뤄져 현행법을 31일까지 개정키로 했으나 국회에서의 논의가 더디게 진척 되고 있다.
양대 핵심 쟁점인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놓고 노·사 ·정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노조법 부칙에는 이 두 조항을 2010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명기돼 있어 31일까지 이를 개정하지 않으면 자동시행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22일 노동계, 경영계, 정치권 등이 모이는 다자 협의체를 열기로 했으나 견해차가 좀체 좁혀지지 않아 합의안이 도출될지 미지수다.
◇ 팽팽한 의견 대립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 노동부는 지난 4일 각각 노사정을 대표해 노조 전임자 급여와 복수노조 규제 문제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이후 합의문 해석, 세부사항, 추가 요구 등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은 제 각각의 행보를 하는 양상이다.
합의문은 2010년 7월부터 노조 간부가 노조 활동을 할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임금을 지급하는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시행키로 하고, 단위사업장의 복수노조는 2012년 7월부터 허용키로 했다.
한국노총은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거나 이를 요구하는 행위를 형사처벌 토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타임오프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등 주장을 펴고 있다.
노사정 합의에서 배제된 민주노총은 2년6개월의 유예기간 없이 복수노조를 즉각 허용하라고 요구하면서 강행 처리시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경영계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총, 대한상공회의소(상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무역협회 등은 4일 서명된 노사정 합의문에 나온 사항을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타임오프 범위를 확대하면 노조 전임자 무임금 원칙이 유명무실해진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합의 정신을 준수하는 선에서 세부사항과 표현은 국회 논의와 당사자 협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 정치권 움직임 = 국회 환노위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과 민주당 김상희 의원,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3개의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노사정 합의문 발표 이후 제출된 안 의원 안이다.
안 의원 개정안은 노사정 합의문에 열거된 타임오프 대상에 '통상적인 노동조합 관리 업무'를 추가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보다 노동계 입장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국회 환노위원장은 최근 경총, 상의, 민주노총, 한국노총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노동법 개정 방향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국회 환노위는 또 22일 노동계(한국노총, 민주노총), 경영계(경총, 상의), 정치권(한나라당, 민주당), 정부(노동부) 등이 모이는 다자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 연내 통과 전망은 = 문제는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시한이 연말이어서 매우 촉박하게 논의를 벌여야 한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이 빠지긴 했지만 엄연히 한국노총이 노동계 대표로 참여한 4일의 노사정 합의안을 뒤집고 처음부터 재론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민주당이 예산결산특위장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등 여야 대치가 심각해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질 공산도 있다.
따라서 연내 개정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법안이 31일까지 개정되지 못하면 현행 노조법 부칙에 규정된 대로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전면 금지하는 조항이 내년 1월1일부로 자동 시행 된다.
이렇게 되면 노동 및 경영 현장에서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추미애 위원장이 18일 민주노총과의 면담에서 "만약 협상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고집한다면 헌법적인 원칙에 따라 법안 처리를 강행할 수밖에 없 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어떻게든 연내 처리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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