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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논란 가라앉나…국제고 전환 '불씨'

일부 외고 검토키로…"외고 존속" 비판도, '존폐' 견해차 따라 반응도 '극과 극'

외국어고 개혁과 관련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 용역 결과가 26일 발표됨으로써 외고를 둘러싼 존폐 논란이 가라앉을지 관심이 쏠리 고 있다.

특수목적고 제도개선 연구팀이 내놓은 개선안은 현 외고를 조건부로 존속시키는 '1안'과 자율형사립고 등 다른 고교 형태로 전환하는 '2안'을 담고 있다.

1안의 경우 학생 수 등은 축소되지만, 학생선발권을 보장한, 사실상 외고  존치 에 무게를 둔 것이고, 2안은 추첨 전형을 중심으로 한 외고 폐지 주장을 반영한  것 이라는 분석이 많아 논쟁의 불씨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개선안은 학생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고로 전환하는 내용도  포함하 고 있어 사실상 외고의 '국제고 전환'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존폐 입장 따라 1-2안 찬반 갈려 = 연구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안에 대해 "지정기준 강화를 조건으로 외고를 존속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해 `외고 존속'에  방 점이 찍혀 있음을 시사했다.

존속 조건으로 학과별 선발, 입학사정관제 도입, 과학고 수준으로의 학급 및 학 생 감축 등을 제시하면서 각 학교의 학생선발권을 인정해주는 형태로, 외고 폐지를 주장해온 쪽은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라는 반응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동훈찬 정책실장은 "진단과 처방에 괴리가 있다"며 "외고 를 소수 입시 명문고로 강화하고 일부는 국제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외고  교장 단과 존속론자 의견만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명균 정책연구실장은 "특목고를 유지하면서  스 스로 설립목적에 맞게 학생선발, 교육과정 운영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 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현 외고 체제에 학과제 선발, 학생 수 축소 등을 요구하는 것은  사 실상 외고를 해체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교육 전문가는 "외고 정원을 과학고 수준으로 맞춘다는 것은 학생 수를 종전 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까지 축소한다는 의미"라고 말했고, 외고 교장들  사이에서 도 "재정지원 등 관련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안"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2안은 특목고 지위 폐지 등 사실상 폐지론자들의 입장을 그대로 담은  것 으로 분석된다.

외고를 자율형사립고나 국제고, 자율형공립고, 일반계고 등으로 전환해 추첨 배 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학생선발권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존폐론자들의 반응은 1안과 정반대로 엇갈린다.

이명균 교총 실장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확대, 학교자율화 정책에 배치되는 조치"라고 비판했지만, 동훈찬 전교조 실장은 "국제고 전환 부분을 제외하면 검토해 볼만한 대안"이라고 찬성 견해를 보였다.

이들 대안으로 전반적인 사교육 경감 효과가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연구팀 관계자는 "(사교육 경감 효과)는 외고 문제 하나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며 일반계 고교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한계점을 인정해 27일 공청회에서 한바탕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일반 학부모나 교사, 학부모단체에서도 개선안에 대해 종전 존폐 입장에 따라 " 외고에 유리한 개선안이다" "존폐론을 절충했다"는 등의 의견이 엇갈렸다.

대청중 이해광 교무부장은 "미흡한 부분은 있지만, 개선안의 핵심은 입시명문고 화를 막는데 초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회적배려 대상자를 대폭 확대 선발하는 등의 내용이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제고 전환' 또하나의 불씨 = 연구팀이 내놓은 두 대안에 포함된 '국제고 전환' 방안은 벌써 또 하나의 논란거리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고마다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학생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고로의 전환은 사실 상당수 외고가 선호하는 형태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일부 외고는 규모 축소를 전제로 한 외고 존치 방안이나 선발권이 사라지는 자율형사립고 및 일반계고로의 전환보다 이 방안을 상대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 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외고 폐지를 주장해온 측에서는 "외고 때문에 발생한 폐해들이 고스란히 국제고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에서 "국제고는 영어면접과 심층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 뒤 영어몰입 교육까지 시킨다"며 "기존 외고가 더욱 원했던 학교  체제로, 외고 유지 또는 강화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외고를 외국어에 능통한 국제지역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국제고로 전환하는 것은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아프리카에 가서 지역전문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

(다만) 국제고 간판을 걸고 일류 대학에 많이 보내는 명문고로 계속 가도록 하는 것은 어렵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외고 존폐론' 어디까지 왔나 = 입시학원으로 변질한 외고를 폐지하거나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교조 등 진보성향 교육단체들이 오래전부터 제기해온 문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교과부가 외고 폐지에 착수했다가 외고들의 반발과 반대 여론 등으로 흐지부지되고 만 적이 있다.

또 다시 외고 폐지론이 불거진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여권 내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 외고 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부터다.

외고 입시가 유발하는 사교육비 부담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정부가 각종 외고 개혁안을 내놨고, 이어 지난 10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외고 개선을 한 목소리로 주문하면서 '외고 폐지론'에 불이 붙었다.

그 와중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외고를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해 사실상  없애 겠다고 밝혀 폐지론이 급부상했다.

정 의원은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외고 등 특목고를 특성화고로 통합하고, 지원 자격 제한 없이 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토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국 외고는 "마녀사냥식 해법이다"라고 반발하며 영어 듣기 시험과 구술면접 폐지를 골자로 한 입시개선안을 자구책으로 내놔 외고와 정치권이 서로 힘 겨루기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교과부는 27일 여야 의원과 외고 및 일반고 교장, 교원·학부모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교육감협의회, 교장단 간담회 등을 거 친 뒤 내달 10일까지는 최종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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